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는 4일 부산을 방문해 "저희 당 소속의 지도자가 저지른 잘못으로 시정에 크고 작은 차질이 생기고 보궐선거가 실시되게 한 것에 대해 부산 시민들에게 거듭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부산 시민분들께 사과드릴 일이 있다"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는 피했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서 부산의 미래와 비전을 놓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일 수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직원을 성추행한 사실로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앞서 전 당원 투표를 진행해 '당선자의 중대한 잘못으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개정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성추행을 '중대한 잘못'으로 보지 않는 것이냐는 비판이 일었다. 당헌 개정이 성추행 피해자에게 2차 피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시정에 크고 작은 차질'이라는 표현을 쓰며 성추행에 대한 직접적 사과는 피했다. 피해 당사자에게 유감의 표시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저희들의 그런 충정과 고뇌를 이해해주시고, 앞으로 저희가 내놓은 후보자를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드릴 정책과 비전 잘 판단하고 심판하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곧 후보 검증위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는 도덕성과 능력, 미래에 대한 통찰력 같은 걸 봐야겠지만 그 또한 (당내 재보궐 선거) 기획단에서 기획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구체적 인물 상정해 놓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박광온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4·7 재보궐선거 기획단을 꾸렸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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