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열린다.
'어제와 다른 세계'를 주제로 108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민병훈 감독의 '기적'(사진)이다. 인생의 밑바닥을 헤매는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다. 오랜 친구 민교에게 사기를 당한 후 파산 선고를 당한 장원이 사라진 친구를 찾아다니다 우연히 만난 동창 지연과 함께 제주도에 다다르게 된다. 민 감독은 "실제 경험하고 체험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마음속으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재개발을 준비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봉명주공', 세 여고생의 위태로운 관계를 그린 '최선의 삶', 과감한 상상력으로 저예산의 한계를 돌파한 '맷돼지잡기' 등 화제작들이 풍성하다.
이번 영화제는 여성 감독과 신인 감독이 약진했다.
본선경쟁 부문 상영작 중 여성 감독의 비율이 2018년과 2019년 각각 48.6% 수준에서 올해 67.5%로 크게 늘었다. 단편의 경우 85.2%가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출품작 중 여성 감독의 작품도 2018년 37.0%, 2019년 42.0%, 올해 45.9%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번 영화제 장편 데뷔작의 51.4%는 신인 감독의 작품이 차지했다.
영화제 단편작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허남웅 평론가는 "예년에는 특출난 작품 몇 개만 있었는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작품이 상향 평준화됐다"며 "과거 차별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던 여성 서사도 올해는 차별을 넘어 관계를 모색하는 작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큰 변화는 단편과 장편을 나눠 각각 대상과 최우수작품상을 시상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단편과 장편을 함께 심사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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