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2일 기준)은 1주일 전보다 0.02% 올라 22주 연속 상승했다. 최근 10주간 0.01%의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이번 주 들어 상승폭이 커졌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외곽 지역들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전세물량이 사라지자 세입자들이 매매에 나선 탓이다. 강북에선 중랑구가 일주일 사이에 0.03%에서 0.08%로 상승률이 커졌다. 강북·노원구(0.03%)와 종로구(0.02%)도 저가 단지 위주로 가격이 많이 뛰었다. 관악구(0.03%)와 금천·강서구(0.02%) 등도 구축 대단지 위주로 상승폭을 확대하는 중이다.
실제로도 노원·강북·관악구 등 몇년 전만 해도 10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제로’였던 외곽 지역에선 이제는 10억원이 넘는 아파트가 속속 팔리고 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전용면적 84㎡는 11억원 중후반대에 팔리며 12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2년 반 전만 해도 7억원에 거래되던 단지였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해링턴 플레이스’ 전용 84㎡ 역시 작년 말 7억5000만원에서 지난 9월 10억20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도봉구에선 ‘동아청솔’(134㎡)과 ‘북한산 아이파크 5차’(119㎡)가 10억원에 팔렸으며, 관악구에선 ‘관악푸르지오’(84㎡) 등이 10억원에 거래됐다.
다만 강남의 값비싼 재건축 단지는 관망세 보이며 하락하고 있다. 강남구(-0.01%)는 재건축 단지 위주로 호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주 연속 내렸다. 서초구와 강동구도 보합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다만 송파구에선 중소형 면적 위주로 일부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0.01% 소폭 올랐다.
수도권 역시 집값이 상승폭이 0.11%에서 0.15%로 벌어지면서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수도권에선 전셋값이 최근 5년 새 가장 강세를 보이는 중으로 전세난에 시달리던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를 타깃으로 매수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지역이 전주 0.16%에서 0.23%로 오름폭이 커진 가운데, 수도권 내에서 비규제지역인 김포시가 1.94% 뛰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고양 덕양구(0.37%)와 용인 기흥구(0.28%) 등 서울과 가까우면서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매수세가 강하다. 인천 집값 0.12%에서 0.15%로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 광역시 집값도 0.24%에서 0.29%로 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0.41%), 부산(0.37%), 대구(0.30%), 울산(0.27%), 광주(0.05%) 등으로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난에 매매로 눈을 돌린 수요로 청약과 경매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청약은 수도권까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10월 서울 아파트에 대한 경매 낙찰률은 11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3개 단지 청약에는 누적 인원으로 57만명이 몰렸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매매가까지 밀어 올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1주 연속 상승하는 중이다. 0.12% 상승률을 기록하며 이번주 들어 상승 폭이 더 커졌다. 강남권에서 오름세가 더 가팔랐다. 송파구가 0.21%, 서초구가 0.20%, 강남구와 강동구는 각각 0.19%와 0.18%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저금리, 실거주 요건 강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제, 청약 대기 수요 등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교통·학군이 양호한 주요 단지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랐다. 지난주 2015년 11월 첫째 주(0.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이후 동일한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천(0.48%), 고양 덕양구(0.42%), 의정부(0.38%), 광명(0.37%) 등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방은 일주일 새 0.21%에서 0.23%로 상승률이 증가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동안 0.23% 올라 5년 6개월여만에 최대 오름폭을 보이는 중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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