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물보호가 사라 브라운이 《고양이 그 생태와 문화의 역사》를 통해 고양이가 어떻게 인류에게 친숙한 반려동물이 됐는지를 짚어낸다. 저자는 “고양이는 적응의 달인이다. 먹이와 집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남는다. 이 과정에서 고양이는 우리와 소통하려 노력했다”며 “하지만 인류는 고양이와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미숙했다. 이들을 깊이 이해한다면 묘주와 고양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고양이가 우리에게 다가온 건 1만여 년 전이다. 유목민이 유럽 지중해 동부 연안에서 농경생활을 시작할 무렵이다. 곡식을 탐내는 설치류가 늘자 야생고양이가 등장했다. 저자는 “먹이인 쥐가 끊임없이 공급되자 고양이들이 마을로 몰려들었다”며 “농부들은 집 안에 거처를 내줬다. 그곳에서 대를 이으며 야생고양이들이 ‘순한 성격’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이때 집고양이로 변한 게 ‘펠리스 리비카’다. 북아프리카 태생 야생고양이인데, 연구진이 모든 집고양이의 시조로 추정하는 종이다. 인류와 동거를 시작했지만, 길들여지진 않았다. 저자는 “어린 나이에 포획돼 인간의 보살핌을 받아야 길들여지는 것”이라며 “고양이는 동거를 감수하고 적응한 ‘순치’를 했을 뿐 인류에게 직접적인 도움은 받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산업화가 마무리된 현대사회는 어떨까. 쥐를 잡을 필요가 없어진 시점이다. 19세기부터 고양이의 사냥 실력 대신 외모와 혈통을 중시하는 기류가 퍼지기 시작했다. 그는 “1871년 영국 런던에서 캣쇼가 개최되며 고양이 외형에도 묘주들의 관심이 쏠렸다”며 “이후 유전자를 조작해 고양이 외형을 바꾸는 ‘캣 팬시’ 사업이 확장됐다. 신기한 종을 선보이겠다는 욕심 탓에 고양이들이 희생되고 있다”고 역설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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