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우리 정치권도 향후 한·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5일 “미 정부가 바뀌더라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은 변함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미국의 대외 정책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며 정부에 외교·안보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청와대는 “새로 들어설 미 정부와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는 원론적 방침을 내놨다.
민주당은 당내 한반도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송영길 의원(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중심으로 방미단을 꾸려 오는 16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송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미 대통령이 되더라도 북핵 문제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식으로 가선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를 기반으로 보완할 점을 보완해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외통위 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해도 지난 3년간 북한과 우리 정부, 미국이 성취한 합의는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8일 방미해 바이든 후보 측의 외교안보 라인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한·미 공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추진’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미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새로 들어설 미 정부와 한반도의 비핵화 및 평화 체제 달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회의에서 미 대선 상황에 대해 논의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외교부 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바이든의 당선이 확정되면 문재인 정부가 애착을 가졌던 미·북 정상회담 중심의 ‘톱다운 외교’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거기에 맞춰 우리도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헌형/강영연/김소현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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