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명 vs 214명.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각 확보한 선거인단 수다. 과반 ‘270명’에 먼저 도달하는 후보가 46대 미국 대통령에 오르게 된다. 대권 고지까지 바이든 후보는 6명, 트럼프 대통령은 56명을 남겨두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도 역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승부가 결정되지 않은 4개 주의 개표 현황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5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1시) 현재 승부가 확정되지 않은 주는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네바다 등 네 곳이다.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바이든 후보 측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승부처는 네바다주다. 네바다주에 걸린 선거인단이 6명으로 이곳에서 승리하면 딱 270명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네바다주 개표율은 86%로 바이든 후보(49.3%)가 트럼프 대통령(48.7%)보다 0.6%포인트 앞서 있다.
네바다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주더라도 바이든 후보에게는 승리 가능성이 열려 있다. 16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조지아주를 잡으면 된다. 조지아는 99% 개표 기준 바이든 후보가 49.2%로, 트럼프 대통령(49.6%)을 0.4%포인트 차로 바짝 따라붙고 있다. 민주당 표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편투표 개표가 상당수 남아 있기 때문에 추가 집계가 이뤄질수록 바이든 후보의 득표율이 빠르게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펜실베이니아에서도 막판 맹추격을 하고 있다. 2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후보가 89% 개표 기준 득표율 48.1%로, 트럼프 대통령(50.7%)에게 2.6%포인트 밀리고 있다. 하지만 우편투표가 개표되면서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다만 펜실베이니아의 최종 선거 결과는 주말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돼 조지아와 네바다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형국이다. 우선 조지아·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 등 네 곳을 모두 석권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바이든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애리조나(11명)에서 역전하는 수도 있다. 미 CNN은 “단순한 희망사항일지 모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를 되찾는다면 역전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애리조나는 88%가 개표된 현재 바이든 후보(50.5%)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2.4%포인트 앞서고 있다. 폭스뉴스 등은 이미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를 가져갔다고 판단했지만,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역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곳을 여전히 경합주로 분류하고 있다.
우편투표를 사기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10명)의 재검표를 요구하고, 미시간·펜실베이니아·조지아에 대해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한 것 역시 바이든 후보가 승리 요건을 채우더라도 당선인으로 확정되는 데 변수가 될 수 있다. ‘바이든 승리’라는 개표 결과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한 채 소송전을 이어가면 당선인 확정까지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만큼 두 후보의 최종 득표수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의 최다 득표 경신은 여느 때보다 뜨거웠던 미국의 대선 열기를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NBC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최소 1억5980만여 명의 유권자가 표를 행사했다. 역대 가장 큰 투표자 규모다. 추정 투표율은 66.8%로 1900년 이후 12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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