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지난 3일 치러졌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6일(미 동부시간 오후 5시)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상태여서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경합주들의 개표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 법적 소송에 나서고 있어 언제 선거 결과가 확정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상원은 공화당이 계속 지배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추진해온 증세, 규제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지아에서 선거에 부쳐진 2석 모두 내년 1월5일에 결선투표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지금으로선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 구도가 유력합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민주당이 결선투표를 모두 이긴다면 50대 50이 되고 타이브레이커는 캐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잠정)이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상원 다수당이 내년 1월에야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나흘째 급등했습니다. 나스닥은 이번 주에만 9% 넘게 올랐고 S&P 500 지수와 다우는 7% 넘게 상승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번 주 12%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0.3%,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9.4%와 9.3% 올랐습니다.
선거일 전에는 '블루 웨이브'를 기대하고 매수세가 몰렸는데, 지금은 분열된 정부의 장점을 테마로 삼아 오르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면 민주당이 원하는 증세와 규제 강화가 어렵다는 겁니다.
더 큰 부양책 희망이 희미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 중앙은행(Fed)이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를 가졌습니다. 이날 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쳤지만 예상대로 금리나 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Fed는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미국의 경기 상황에 대해 이전보다 다소 후퇴한 평가를 내놓았고, 제롬 파월 의장은 재정 및 통화의 지원이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은 많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확실히 대통령이 되는 것일까’부터 ‘대선 결과는 언제쯤 확정될까’ ‘증시는 왜 이리 오를까’ ‘기술주 상승세는 이어질까’ 등 질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월가의 대형 증권사인 찰스슈왑에서 이런 투자자들의 의문을 모아 11가지 Q&A로 정리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① 경제 부양책 :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했다면 나올 수 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을 것입니다. 불분명한 건 통과 시기입니다. 레임덕 세션(11~12월)에 통과될 지 아니면 새로운 의회가 들어올 내년 초 통과될 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② 인프라딜 : 양당은 그동안에도 도로, 다리, 항구, 공항, 5G 투자 등 인프라 프로젝트에 필요한 예산을 원해왔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쓸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왔습니다. 상황은 지금도 비슷합니다.
③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더 많은 조사 : 이달 말 상원은 또 다시 페이스북, 트위터 CEO들을 불러내 선거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의 행위를 따지는 청문회를 열기로 되어 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의회와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조사를 보게 될 것입니다.
만약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법적 문제가 계속되고, 선거인을 뽑지 못한 주가 있다면 어떤 후보도 대통령직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원에서 각 주 다수당의 대표가 한 표씩 행사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2022년 미국은 다시 상원 장악을 위한 전투를 보게 될 것입니다. 2022년 상원에서 선거에 부쳐지는 지역구는 34석으로 이중 22석은 공화당, 12석은 민주당의 의석입니다.
반면 공화당은 이들의 플랫폼에서 보수적 의견이 억합되는 문제, 콘텐츠 관리, 그리고 외국의 영향력이 행사되는 상황 등에 대해 기술기업 CEO들과 충돌해왔습니다.
이들 기술기업에 대한 추가 조사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양 당이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의회나 규제 당국이 이 회사들을 분할하는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분열된 의회 아래에선 낮을 것 같습니다.
재정 부양책 패키지를 조만간 통과시켜 미국의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데에는 초당적 지지가 남아 있습니다. 규모와 시기의 문제지만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상원의 지배권을 유지한다면 미국이 주요 기후 변화 관련 법안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대체에너지 주식은 이미 급등했기 때문에 상원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원을 지배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보다 훨씬 적은 규모의 재정 부양책 패키지를 선호합니다. 양당의 타협을 통해 나오는 부양책은 지난 몇 달 동안 시장이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 미 중앙은행(Fed)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입니다. 단기 금리는 아마도 Fed가 인플레이션이 회복되고 혹은 실업률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워 질 때까지 향후 몇 년 동안 매우 낮게 유지될 것입니다. 이는 제로금리가 2024년까지 유지된다는 것을 뜻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 국채 10년물 국채 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6~12개월 동안 수익률은 0.5 ~1.0 % 범위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지방채 수익률(금리)은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미 부채 수준이 높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수가 감소한 주 및 지방 정부가 발행한 채권 가격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채 시장에서도 신용도가 성과를 가르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높은 투자등급 회사채는 Fed 양적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이들 발행 기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견뎌낼 힘이 있습니다. 법인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기업의 현금 흐름과 수익에도 긍정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투기등급의 하이일드 채권은 지연되는 경기 회복과 이미 높은 부채 수준으로 인해 가격 하락 혹은 부도까지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달러가 하락할 여지는 더 많다고 보지만 향후 6개월~1년간 지금보다 더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은 예산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커서 해외의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야 합니다. 금리의 이점이 없다면, 달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