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게임사 페이퍼게임즈가 출시한 모바일 게임 '샤이닝니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최근 게임 속 한복 아이템을 두고 중국 네티즌들이 '중국 전통문화'라고 주장하자 이를 수용해 논란이 일었으나 사과나 환불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 종료 방침을 알렸다.
샤이닝니키는 지난 4일 한국 서버에 한복을 추가하며 '한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를 본 중국 유저들은 '한복은 중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복은 한국 전통의상이 아니라 명나라 시대의 '한푸' 혹은 조선족의 고유 의상"이라며 항의했다.
그러자 페이퍼게임즈는 웨이보를 통해 중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성명을 냈다. 페이퍼게임즈는 "우리는 중국 기업으로 회사와 조국의 입장을 늘 일치한다. 국가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적극적으로 중국 기업의 책임과 사명을 다할 것"이라면서 "회사는 늘 중국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할 것을 고수하며 국가의 존엄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한복 아이템을 삭제하면서 사실상 한복이 중국의 전통문화라고 주장하는 중국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에 한국 이용자들은 한복이 중국의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받아들인 샤이닝니키 측의 대응을 이해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환불을 하겠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구글플레이 평점은 1점 대로 추락했다.
그럼에도 샤이닝니키는 한국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샤이닝니키 측은 5일 공지를 통해 "페이퍼게임즈는 중국 기업으로서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 유저들에게 복식 문화와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특히 중국 전통 복식 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함께 즐기며 알아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최근 전통 의상 문화에 대한 논란을 깊이 주목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같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논란을 일으킨 의상 세트 폐기 공지를 안내한 후에도 일부 계정들은 여전히 중국을 모욕하는 급진적인 말들을 여러차례 쏟아내면서 결국 우리의 마지막 한계를 넘었다"며 "이러한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수호한다"면서 한국판 서비스 종료를 안내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동북공정은 중국의 국경 내 역사를 모두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연구 프로젝트로, 중국 동북지역이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역이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역사 왜곡 사업의 일환이다. 그간 중국은 고구려와 발해사를 중국사라 주장해왔다.
최근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활약과 드라마 '킹덤'의 세계적인 인기에 맞물려 한복이 중국의 것이라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복을 입고 김치를 담그는가 하면 아리랑을 중국 전통 춤이라고 소개하기도 해 논란이 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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