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당분간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한 차례 쉬어가라”고 말한다. 리스크를 져야 하는 투자 의사결정을 좀 미루는 게 상책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금고에 현금을 두거나, 수시입출금식 계좌에 돈을 넣는 것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수익이 조금이라도 나오면서 만기가 없거나 극히 짧은 ‘파킹형’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박승안 우리은행 TCE강남센터장은 “사모펀드 사태가 끝나지 않았고, 부동산 펀드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유심히 살펴본 다음에 의사결정을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MMF는 환매 시 다음날 돈을 돌려주고, MMT는 그날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두 상품은 회사채(CP) 양도성예금증서(CD) 콜론(금융기관 대차거래)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MMF 대다수는 6단계의 금융투자상품 중 위험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수익률 상위 50종 MMF의 1년 수익률은 연 1.22~1.49%다. 은행 정기예금(연 0.5% 전후)보다 금리가 높다.
MMT는 담겨 있는 그릇이 ‘펀드’ 대신 ‘신탁’이라는 점이 MMF와 다르다. 금융회사와 사전에 운용 방향을 정할 수 있어 고액을 맡길 때 적합하다. MMF는 담겨 있는 채권의 실제 수익률(금리)이 장부가와 ±0.5% 이상 벌어질 때 시가평가를 해야 해 수익률이 다소 출렁일 우려가 있다. MMT는 하루짜리 상품을 주로 담아 이런 걱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고액을 맡긴다면 수시입출금식 예금보다 ‘무조건’ 유리하다.
개인에겐 저축은행 파킹통장도 유용하다. 연 1%대 중반의 이자를 받는다. 국내 1위 SBI저축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현재 연 1.3%(세전)다. 매월 이자가 지급돼 복리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뱅뱅뱅 보통예금 금리는 연 1.6%다. 예치기간 제한 없이 입출금이 자유롭고, 모바일 앱에서 가입할 수 있다. 수억원의 여윳돈이 있고,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저축은행별로 나눠 예금자 보호한도인 5000만원씩 파킹통장에 맡기는 게 노하우다.
초단기 상장지수펀드(ETF)도 가까운 미래를 노리는 투자자에게 유용한 상품이다. 만기가 1년 미만인 국고채와 통안채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수익률은 연 1% 전후다. 만기가 6개월 이내인 초단기채만을 골라 담는 공모펀드도 있다. 키움증권의 ‘KOSEF 단기자금’이 대표적이다. 당장의 변동성을 피할 때 유용하다.
김대훈/오현아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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