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별명은 ‘엉클 조(Uncle Joe)’다. 이웃집 삼촌 같은 인간적인 면모와 온건주의, 미국적인 가치를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모든 면에서 ‘각’을 세우며 승리했다. 세 차례 대권 도전 끝에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화려한 정치 이력과 풍부한 국정 경험, 대중 인지도의 삼박자를 갖춘 노련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36년간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외교위원장, 법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8년간 부통령을 맡았다. 1988년과 2008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8년 경선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패했으나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본선을 함께 치렀다.
부통령 시절 주요 법안 통과를 위한 공화당과의 협상은 그의 몫이었다. 당시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었다. 2009년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 법안을 통과시키고 2011년 연방정부 부채한도를 증액시키는 공화당과의 초당적 합의에 그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바이든이 타결의 열쇠였다”고 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록판에 없는 수많은 일을 하는 농구선수”라고 추켜세웠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열차 직원을 ‘가족’으로 부를 만큼 서민적이었으며 장기간 통근 덕분에 델라웨어에서 다선 의원직을 유지하며 정치 기반을 다졌다”고 했다. 2015년 5월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던 장남 보 바이든이 뇌암으로 숨지는 불운이 또 닥쳤다. 바이든은 이런 고통을 이겨내고 공감 능력과 친화력을 앞세워 통합과 치유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NYT는 평가했다.
약점도 있다. 고령인 데다 1988년 두 차례 뇌동맥류 수술을 받았으며 말실수와 기억력 둔화 증세를 보인다.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둘째 아들 헌터는 ‘아픈 손가락’이다. 부통령 시절 헌터가 우크라이나 회사에 채용된 뒤 부당이득을 취했지만 바이든은 이를 모른 채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가했다는 내용의 로비 스캔들이 불거졌다. 부적절한 신체접촉에 대한 여성들의 ‘미투’ 폭로도 잇따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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