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초청으로 8일부터 오는 11일까지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다.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외교장관 회담을 한다. 강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번 방미의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반도 정세나 한·미 현안에 대해 시기와 상관없이 장관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양국 외교장관이 대면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지난달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이번 방미 일정에는 정부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동행한다.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 회담이 미국 내 정치 일정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관심은 외교장관 회담보다 강 장관의 바이든 당선인 측 접촉에 집중되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강 장관이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과 전략자문회사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 설립자인 미셸 플러노이 등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사람은 각각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으로 거론된다. 외교부는 “바이든 진영 및 민주당 주요 인사들과 직·간접적으로 소통해왔다”며 “그간 구축해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통해 한·미 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혼전 양상 끝에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의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강 장관의 방미에 대해 “처량하고 위험한 외교”라며 “전란 통에 양쪽 장수들을 모두 만나는 위험한 줄타기 외교를 하지 말고 돌아와서 중심을 잡고 할 일을 하라”고 비판했다.
통일부는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나 관련 동향에 주목하면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방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미 대선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모든 상황에 대비해 유관 부처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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