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도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혁명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그룹 회장)
세계 경제·외교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크게 낮추지 않아 미·중 대결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이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20 ESG 글로벌 서밋: 복원력 강한 경제와 지속 가능한 금융의 길’이란 주제로 연 국제 콘퍼런스에서다.
미·중 무역분쟁이 과거처럼 악화일로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 총재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 정부처럼 관세를 무기화하는 것은 자제할 것”이라며 “자본과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은 혁신과 국가 역량 강화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와 ‘일방주의’로 통하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정책은 다자주의로 복원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바이든은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는 등 미국 외교 정책의 신속한 복원에 힘쓸 것”이라며 “미국이 세계 외교가에서 목소리를 다시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필립 힐데브랜드 부회장은 “미국 공화당이 상원 과반 의석을 차지한 ‘여소야대’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바이든이 구상한 경기부양책 등 경제정책이 제대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제 회복은 지역 및 업종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스펜스 뉴욕대 석좌교수는 “코로나19 수습에 성과를 보인 한국과 대만, 홍콩, 중국, 싱가포르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여도 음식·관광·항공업 등 대면 업종은 실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핵심 투자 흐름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헨리 페르난데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회장은 “바이든이 주창한 민주주의 보호, 인명 보호, 다양성, 포용성, 다문화사회 등 ESG 중요성이 각계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강진규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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