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90% 예방효과" 소식에…증시·유가 급등

입력 2020-11-09 21:42   수정 2021-02-07 00:03



다국적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보였다고 9일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장중 한때 5~8% 상승했으며 미국 뉴욕증시도 급등세로 출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과학과 인류에 멋진 날”이라며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가 실시한 3상 임상시험에서 얻은 초기 데이터를 중간 분석한 결과다.

회사 측은 4만3538명에게 백신 또는 위약(가짜 약)을 두 차례씩 투여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94명을 뽑아 조사했다. 그 결과 백신을 맞은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률은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고, 90% 이상은 위약을 받은 사람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94명 중 8명을 넘지 않았을 것으로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에 요구하는 효과는 50% 이상이다. 과학자들은 최소한 75%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어 이번 시험에서 나타난 90% 이상의 효능은 상당히 높은 수치로 평가된다.

화이자는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백신을 처음 투여한 시점으로부터 28일 뒤, 두 번째 맞은 날로부터 7일 뒤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감염자가 164명에 달할 때까지 분석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앤테크 CEO는 백신 효과가 1년 넘게 지속될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이날 “백신 효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회복된 환자에 대한 연구와 백신에 대한 초기 정보를 종합하면 효과가 짧지는 않을 것이라 믿게 됐다”고 강조했다. 화이자는 이달 말 미 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화이자 의약개발팀 소속 빌 그루버 박사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 해소 기대로 급등하며 시작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전 거래일보다 1427.45포인트, 5.04% 급등세로 출발했다. S&P500 지수도 136.28포인트, 3.84% 상승세로 시작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유가도 폭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0%가량 오른 배럴당 40.88달러에, 브렌트유 가격도 9% 이상 치솟아 43.02달러에 거래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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