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정부, 바이든 승리에 당혹스러웠을 것"

입력 2020-11-09 09:32   수정 2020-11-09 09:3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조 바이든 후보의 역전 승리는 문재인 정부를 적지 않게 당혹스럽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당선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관계 낙관만 할 수 없을 것"
안철수 대표는 "국내외 언론들이 앞다퉈 바이든 후보 당선에 대해 민주주의와 보편성의 회복 등 여러 정치·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관계나 선호를 떠나 절제된 표현과 행동으로 오직 대한민국의 이익과 동맹전략의 강화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첫 인상과 인식이 중요하다"며 "바이든 당선자는 부통령을 역임했고, 미 상원 외교위원장을 역임했기에 한반도 문제에 적지 않은 지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갖게 되는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인식은 또 다를 수 있다"며 "그래서 가능하다면 당선자 시기에 상황에 대한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고 우리의 정책과 노선을 미국 신행정부 정책 기조와 조화시키기 위한 작업을 제대로 해 놓지 않으면, 앞으로의 한미관계를 낙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의 희망 사항, 국민 전체 뜻처럼 표명해선 안 돼"
안철수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 당국에 충고한다"며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정권의 이익을 위해 당선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의 희망 사항을 마치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뜻인 것처럼 표명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혼담이 오가는 두 가문이 서로 상대를 잘 알고 있는데, 중매쟁이가 농간을 부린다면 돌아오는 건 술 석 잔이 아니라 뺨 석 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핵 문제의 당사자로서 냉정한 현실 인식 속에서,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판단에 입각해 대한민국 국민의 생각을 전달해 주기 바란다"며 "방위비 협상을 비롯한 한미간의 산적한 현안이 조속히 해결되고, 흔들리고 약해진 한미동맹도 굳건히 복원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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