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글로벌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발탁해 젊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스타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게 국민은행의 자평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BTS와 첫 광고 모델 계약을 맺은 이후 다양한 협업 상품과 콘텐츠를 내놨다. 초기만 해도 BTS를 은행 모델로 기용한 것은 파격적이라는 게 금융권 평가였다. 은행 이용자들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업무 특성상 안정과 신뢰를 강조하는 방식의 광고 마케팅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대면·글로벌을 핵심으로 금융의 틀이 바뀌는 가운데 BTS라는 스타를 기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BTS 팬들을 겨냥한 ‘BTS 적금’ 상품이 대표적 히트 상품이다. BTS 데뷔일과 각 멤버의 생일에 입금하면 특별 우대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출시 6개월 만에 27만 계좌 이상 판매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애초 판매 기간을 정해놓고 한정적으로 판매했지만 고객의 요청이 이어져 판매 기간만 두 차례 연장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며 “BTS 멤버 사진을 넣은 체크카드도 함께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BTS가 모델로 나선 광고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3월 ‘1300만이 선택한 대한민국 No.1 디지털뱅킹’을 슬로건으로 유튜브에 게재한 ‘KB스타뱅킹’ 광고 영상은 조회수 1000만 건을 넘어섰다. 올해 1월 공개된 리브(Liiv) 광고 영상도 4개월 만에 조회수가 500만 건 이상이었다.
국민은행의 통신 전용 브랜드인 ‘Liiv M(리브 모바일)’ 광고에도 BTS가 출연했다. 리브 모바일은 약정 없이 모바일 웹을 통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BTS가 출연한 광고를 통해 통신 가입 절차와 통신비, 금융인증이 합리적이고 간편하게 바뀌는 모습을 알기 쉽게 보여줬다.
BTS의 인기에 힘입어 국민은행의 유튜브 채널도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은행은 설명한다. 국민은행의 유튜브 구독자는 17만 명이다. 국내 은행 중 구독자가 가장 많다. 유튜브 조회수도 은행권 최초로 1억 뷰를 넘어섰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BTS 마케팅을 통해 낡고 보수적인 이미지 대신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BTS와 협업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계획이다. 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인 KB스타뱅킹에 ‘BTS 전용관’도 별도로 구성했다. 팬들이 이곳에서 BTS가 남긴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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