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만기 10년 이상 회사채를 발행해 1700억원을 조달했다. 10조원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와 각종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발 빠르게 장기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1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했다. 10년물 700억원과 15년물 1000억원으로 나눠 발행했다. 채권 금리는 10년물이 연 2.332%, 15년물은 연 2.733%로 결정됐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다. SK증권이 채권 발행 주관을 맡았다.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내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인수합병(M&A) 등으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지난달 90억달러(약 10조300억원)에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발표하고 본격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
반도체 설비투자에 M&A 비용까지 얹어지면서 SK하이닉스가 내년에는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해외에서 5억달러(약 5500억원) 이상의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먼저 제안이 들어와 차입금 만기구조 장기화 차원에서 이번 회사채 발행을 결정했다"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는 해외 기업결합 심사 승인 등 각종 절차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수자금 조달방법은 좀 더 나중에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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