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백신 수탁생산(CMO) 부문에선 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저온 유통(콜드체인) 부문에선 녹십자랩셀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자회사 용마로지스가 수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임상 대상자의 90% 정도에서 백신 예방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백신이다. mRNA 백신은 유통 과정에서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영하 70~80도의 저온 상태로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의약품 유통회사 중 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해 대량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은 녹십자랩셀, 용마로지스 등이다. 녹십자랩셀은 국내 최대 백신 회사인 녹십자의 백신 제품을 유통해왔다. 용마로지스는 주요 의약품 배송회사 중에서 저온 유통 분야에 강점이 있다. 저온 배송이 필요한 화장품과 의약품 부문 국내 1위다.
하지만 초저온에서 백신을 운송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국내에 없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영하 70도에서 열흘간 백신 1000~5000회 분을 보관할 수 있는 여행가방 크기의 특수 보관함을 만드는 등 저온 유통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하 70도에서 보관하는 백신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초저온 유통 경험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mRNA 백신 운송 수혜 대상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항공 화물로 의약품을 운송할 수 있는 자격을 증명하는 국제 인증(CEIV Pharma)을 받았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온 운송 등 취급 난도가 높은 의약품 수송 능력을 평가해 전 세계 18개 회사만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신 수탁생산 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 승인을 받은 노바백스의 백신 CMO를 수주했다. 녹십자는 지난달 말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을 통해 백신과 치료제 5억 도스(병)의 CMO 물량을 확보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백신 CMO 계약을 맺은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만 13억 도스 생산 계획을 세운 화이자가 국내 백신 CMO업체와도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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