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바이든, 그린뉴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간 삼성, 현대자동차 등 5대 그룹 관계자들이 꼽은 2021년 경영 키워드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의 정권 교체, ‘그린뉴딜’ 등 변수도 많다는 분석이다.
10일 경제계에 따르면 5대 그룹은 이달 내년 사업계획과 경영방침을 확정하고 다음달 초 주요 경영진에 대한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로 글로벌 경제의 새판 짜기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다.
5대 그룹은 내년을 ‘진검승부’의 해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를 막는 데 급급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 대신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적기 투자를 통해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꼽은 리스크는 ‘3차 팬데믹(전염병 대유행)’만이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에 따른 정책 변화와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그린뉴딜 정책, 환율 급변동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대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돌발 변수가 너무 많아 기존 관행대로 사업계획을 짜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의 ‘V자 반등’과 3차 팬데믹 가능성까지 모두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선 주요 기업의 선택지가 ‘시나리오 경영’으로 좁혀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 1100~1150원, 1150원 이상일 때 등을 가정해 세 가지 사업계획을 준비 중인 현대중공업이 대표적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의 중장기 성장동력과 관련한 연구개발(R&D) 투자, M&A 등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겠지만 시설 투자와 마케팅 전략은 기업별로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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