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징용 피해자들의 동의와 합의가 선결과제라 쉽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외교안보 원로 및 특보들과 오찬감담회를 갖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시대를 맞아 한·미동맹, 한·일관계, 남·북·미관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정의용 외교안보특보는 “바이든은 동맹을 중요시 하는 만큼 방위비 문제 등이 인내를 가지고 하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한·미·일 동맹 강조하는 가운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선 고심을 드러냈다. 참석자들은 한·일관계를 한단계 진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고, 문 대통령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은 피해 당사자가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대북 문제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싱크탱크가 대북 불신이 심한 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빠른 시일내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관계 개선의 기틀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고 문 대통령도 이에 공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폴 선언에서 이미 한반도 전쟁 불가, 비핵화 등에 대한 문구가 담겼는데 이것이 진척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있어서 안된다는 점은 바이든 행정부도 분명히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오찬에서도 종전선언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유엔 총회 연설 등을 통해 여러차례 종전선언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 이후 관련 언급을 줄이고 있다.
이날 오찬은 지난 9일 급하게 계획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이 승리를 확정한 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오찬에는 정의용·임종석 외교안보특보, 안호영·조윤제 전 주미대사, 장달중·하영선 서울대 명예교수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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