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손 잡고 차세대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 개발에 나섰다. 2022년 이후 출시될 모든 차량에 탑재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는 왜 세계적 반도체 회사와 손을 잡았을까. 정답은 '미래차 트렌드'에 있다. 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이제 차 안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차별화된 셀링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같은 서비스들을 제공하려면 높은 성능의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교통체증, 사고 발생, 공사구간, 뉴스, 음악, 날씨, 스포츠 등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용량도 중요하다. 이제는 스마트폰에 새로운 앱을 깔듯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신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가 엔비디아와 손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조직은 현대·기아차 안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과 사용자경험(UX) 설계를 맡는다. 차량에 관찰카메라를 달아 고객이 실제 차량을 이용하는 모습을 1~2주간 관찰한다. 심리학, 인간공학 등을 전공한 UX개발팀 직원들이 관찰 영상을 보고 고객의 행동을 초 단위로 분석한다. 고객을 직접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현대·기아차 차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수시로 체크하기도 한다.
이렇게 발견한 니즈를 소프트웨어개발팀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현한다. 주 고객층의 연령대를 감안해 색상, 디자인 등에 반영하기도 한다. 올해 독일 디자인 어워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K5의 날씨 연동 클러스터 테마, 레드닷 어워즈에서 수상한 제네시스 카퍼(구리) 디자인도 모두 이 조직에서 탄생했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인포테인트 경쟁력은 판매량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에 첫 출시된 K5는 지난달 현지에서 7528대 판매됐다. 4개월 연속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원격 시동, 탑승 전 실내 온도 조절 등 기능이 탑재된 텔루라이드와 셀토스는 기아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기아차의 SUV 부문은 올해 들어 미국에서 3만6000대가량 팔렸다. 작년 동기 대비 16% 늘어났다.
외부와의 협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면서 '차'를 뛰어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현대차는 이미 LG전자, 이케아 등과 협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의 신발관리기, 커피머신 등이 있는 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타트업과 협력해 지역 맛집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도 개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는 자동차도 전자제품처럼 새로운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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