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자체 특허 발효종을 이용한 '무산소 발효 커피'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무산소 발효커피는 가공이 어려워 그 동안 커피 산지에서 소량으로 자체 개발해 유통해오던 프리미엄 커피 원두다.
SPC그룹은 자체 개발한 토종 효모와 유산균 등을 콜롬비아 커피 농장에 보내 무산소 발효 커피를 공동 개발했다. 3년 전부터 준비하는 등 기초연구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산지 직거래 방식을 통해 프리미엄 커피 원두의 대량 생산, 유통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무산소 발효 커피는 가공 과정에 커피를 와인처럼 발효시킨다. 수확한 생두를 산소가 차단된 공간에서 적게는 36시간, 길게는 300시간까지 발효한다. 기존 커피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향미를 이끌어내 국제 바리스타 대회 등에서 먼저 주목 받았고,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가 됐다.
발효커피가 일반커피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향미’다. 기존 커피에서 느낄 수 있었던 향미를 더욱 극대화하거나 여태까지 커피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SPC관계자는 "시나몬, 진저브레드, 캐러멜 등 고소하고 달콤한 맛과 라벤더, 얼그레이 같은 은은한 향이 느껴지도록 발효했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수입하는 커피 생두를 산지 농장과 직접 거래하는 '다이렉트 트레이드' 방식을 통해 주로 구입한다. 비중은 96.5%에 이른다. 중간 유통상을 끼고 있지 않아 수입 가격이 비싸지만 농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품질 관리가 쉽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SPC그룹은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커피 농부, 생산자, 조합 등과 생산 방식과 가공법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해왔다. 자체 연구원들이 커피를 선별하고, 스페셜티커피협회(SCA)기준 8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원두만을 골라 수입했다. 국내에서는 테라로사, 커피리브레, 프릳츠커피컴퍼니, 펠트커피 등 중소 업체만이 이 방식을 쓰고 있다.
발효 커피는 다이렉트 트레이드 과정에서 탄생했다.
무산소 발효는 발효하는 동안 온도와 습도, 미생물 변화를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력과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SPC그룹은 산지 농부와 기술자들과 협업해 수십 차례 발효 효모와 커피 원두를 주고 받으며 소통했다.
이번 발효커피는 SPC그룹이 4년째 직거래하고 있는 콜롬비아 카우카 지역 ‘엘 파라이소 농장’과 협업해 최적의 가공 과정과 배합비, 발효시간 등을 찾아냈다.
SPC그룹이 발효커피를 위해 개발한 발효종은 효모와 유산균의 조합이다. 자연 상태에서 효모와 유산균은 공생 관계로 발효 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발효 초반에는 효모가 주로 역할을 하다가 나중에 유산균이 역할을 하는데, 배합 균형이나 발효 조건이 맞지 않으면 불쾌한 향미가 나거나 신맛이 너무 강해지는 경우가 있다. SPC그룹의 무산소 발효 커피는 자체 개발한 효모를 통해 신맛과 불쾌한 향은 없애고 맛의 균형감을 살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산소 발효 커피는 한남동 패션5테라스, 커피앳웍스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뒤 파리바게뜨 3500여 개 점포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커피앳웍스에서도 무산소 발효 공정으로 가공한 커피를 싱글오리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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