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행장은 이날 서울 신천동 수협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및 수협은행 임직원들과의 상견례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김 행장은 1992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대전지점장, 압구정지점장을 지냈다. 기업그룹장을 거쳐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을 맡다가 행장에 선임됐다.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에 두루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협이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나눠 ‘신경분리’를 한 2001년 이후 수장은 줄곧 외부 출신이 맡았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은 게 발목이 됐다. 2016년 국제결제은행(BIS)의 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를 충족하기 위해 수협중앙회에서 수협은행을 분리한 이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예금보험공사 부사장을 지낸 관료 출신 이원태 행장,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동빈 행장이 수협은행을 이끌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받은 전력으로 은행 수장은 외부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시선이 많았다”며 “이번에 김 행장 선임으로 직원들도 고양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 행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수협은행은 2028년까지 남은 공적자금 8533억원을 갚아야 한다. 매년 2000억~3000억원을 벌어들이는 수협은행으로선 만만치 않은 상환 스케줄이다.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도 과제다. 수협은행 순이익은 2018년 3010억원에서 지난해 286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1~3분기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어든 2086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김 행장은 “공적자금을 원활하게 상환하기 위해선 수익 창출 기반을 확대하고, 어업인과 회원 조합을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책임은 막중하고 갈 길은 멀다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의 마음가짐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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