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여아 숨지게 한 母…지난달 '천사 엄마'로 방송 출연

입력 2020-11-11 17:39   수정 2020-11-11 17:45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씨가 지난달 한 방송에 '천사 엄마'로 소개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A씨 가족은 지난 10월 1일 방송된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 입양 사례로 소개됐다. 그러나 A씨 혐의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당시 방송에서 B양 이마에 멍 자국이 있었던 점 등이 회자되고 있다. 현재 EBS 측은 해당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황이다.

서울남부지법은 1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 10시 14분께 남부지법에 도착한 A씨는 "왜 아이를 방임했나", "학대 혐의 부인하나", "아이한테 할 말은 없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곧장 법정으로 향했다.

B양은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 온몸에 멍이 든 채 실려 왔다가 숨졌다. 당시 B양의 복부와 머리에 큰 상처가 있어 병원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달 4일에는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에 의한 사망이라는 정밀부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B양의 부모는 이미 아동학대 의혹 신고로 경찰의 대질조사를 받는 등 관련 신고가 3번이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뒤늦게 밝혀진 CCTV 등 자료에는 A씨가 B양의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양을 입양한 이유에 대해 "친딸에게 여동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A씨의 B양에 대한 학대는 입양을 한 지 한 달쯤만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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