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올해 글로벌 증시를 이끈 북미 지역의 최근 펀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올 1월과 비교하면 14.29%로 높은 수준이지만,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으로 옮겨가면서 3개월 수익률은 2.59%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상품별로는 ‘NH-Amundi베트남레버리지’ 펀드가 3개월 수익률 18.66%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였다. 이어 ‘유리베트남스마트분할매수목표전환형’(16.79%), ‘KB베트남포커스’(15.55%), ‘미래에셋변액보험베트남’(14.21%), ‘삼성베트남’(14.14%) 등이 상위권에 들었다.
이는 베트남 주가가 크게 오른 덕이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3월 650선까지 폭락했다가 이달 950선까지 회복됐다. 베트남 증시는 금융, 부동산, 필수소비재 등 내수 영향이 큰 경기민감주가 시가총액 상위주를 구성해 코로나19에 유난히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며 경기 반등 속도도 다른 지역보다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당초 2.5%였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지난달 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6%다.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로 사용되는 MSCI가 프런티어시장(FM) 지수에서 베트남 비중을 높이기로 한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MSCI프런티어시장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글로벌 액티브 펀드 자금은 40억달러에 달한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이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이익 추정치와 지수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VN지수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바이든의 당선이 가시화된 지난 5일 2400을 돌파했고, 대만 증시도 지난 11일 13,262.19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주가지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펀드 자금도 신흥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61억달러가 빠져나갔고, 유럽 펀드에서도 2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반면 신흥국 펀드에는 6억달러가 순유입됐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바이든이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킬 가능성이 높고, 저금리 유지로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아시아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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