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경제신문이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유가증권시장 100개, 코스닥 100개) 중 외부감사 비용을 공개한 173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감사용역 금액은 130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지출금액(1162억원) 보다 12.3% 늘었다. 신외감법 도입 직전인 2018년 감사비용(782억원)과 비교하면 66.9% 증가한 규모다.
대기업보다는 코스닥시장 중소·중견기업의 부담이 확연히 커졌다. 코스닥 84개사의 올해 감사비용은 182억원으로 작년보다 29.8% 뛰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89곳 증가율(9.8%)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올해부터 신외감법 적용 대상이 대기업에서 중견기업 등으로 확대된 여파다.
감사시간 증가가 비용 상승으로 직결됐다. 2018년 11월 신외감법 도입에 맞춰 표준감사시간과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적용하면서 감사시간이 덩달아 증가했다. 여기에 주기적 감사인지정제 시행으로 경쟁에서 한결 자유로워진 회계법인들이 감사보수를 인상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기업 부담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시간당 감사비는 자율지정제 때 7만~8만원 수준에서 주기적 지정제로 바뀐 뒤 12만~13만원대로 뛰었다. 매년 220여 개 상장사가 감사인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 감사계약을 맺는 기업 상당수가 감사비 인상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한국회계학회장)는 “신외감법의 방향과 취지는 좋지만 적용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부작용을 줄일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성/김은정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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