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흔들기’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직무배제 조치해 달라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데 이어, 윤 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자의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재차 공세를 퍼부었다. 윤 총장의 장모가 12일 검찰에 소환되는 등 윤 총장 가족을 겨냥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최근 정 차장 기소 과정에서 (서울고검이) 주임검사를 배제하고 윗선에서 기소를 강행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고 했다. 또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에게 정 차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대검 감찰부장이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하고 결재에서 배제되는 등 절차상 심각한 문제점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정 차장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안을 두고 이견은 있었으나, 불기소하자는 의견은 없었고 기소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한 현직 검사는 “검사징계법에 검사 직무배제 요청은 검찰총장의 권한으로 명시돼 있고, 감찰부도 총장의 참모조직인 만큼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했다.
추 장관이 이날 한 검사장을 겨냥해 자신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수사기관에 알려주지 않는 피의자들을 제재하는 법안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피의자가 자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직접 인멸하더라도,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처벌하지 않고 있는 우리 형법 체계에 어긋나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검사장 측도 “법무부 장관이 당사자의 헌법상 권리행사를 ‘악의적’이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이를 막는 법제정 운운하는 것에 대해 황당하게 생각한다”며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은 가족 수사로도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순배)는 이날 ‘불법 요양병원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총장의 장모 최씨를 소환조사했다. 최씨는 2012년 경기 파주시의 한 요양병원을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 요양급여 22억여원을 부정수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2015년에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임기 전에 밀어내기 위해 더욱 집요하게 간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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