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이 13일 0시부터 대중교통 차량과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 달의 계도기간이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이 과태료 부과에 대해 알지 못했다. 해당 업소에서도 안내문이 없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일부 업소에서는 업주에게 물리는 과태료 최고 300만원이 과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13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냉면집에 손님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하나둘 모여들었다. 한 테이블에 착석한 손님 네 명은 식사가 나오자 바로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를 나눴다. 이 식당 점주는 “식사할 땐 벗고 대화할 땐 쓰라는데, 손님이 식사하며 대화할 때 마스크를 쓰라고 하기가 식당 주인으로서 불편하다”며 “안내문을 붙여놓고 구두로 주의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새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사람이 모이는 특정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1인당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장소는 클럽, 노래연습장, 카페, 식당 등 중점·일반관리시설 23종과 대중교통, 집회·시위장, 의료기관·약국, 요양시설 및 주야간 보호시설, 종교시설 등이다.
이날 0시께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유흥가 술집 다섯 곳, 노래방 두 곳, PC방 두 곳을 돌아본 결과 마스크 착용에 대해 안내하는 업소가 한 곳도 없었다.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것)’를 한 사람을 제지하지 않고 들여보내는 클럽도 있었다.
강남구청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삼성동 코엑스 내부의 영화관, 카페, 수족관 등을 돌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쓰지 않은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라며 안내문을 나눠줬다. 구청 직원이 코를 내놓은 채 마스크를 걸치고 카페에서 대화 중인 한 여성에게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달라”고 요구하자 여성은 “카페에서도 계속 써야 하는 줄 몰랐다”며 마스크를 올렸다.
구로구의 노래연습장 업주 김모씨(38)는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노래 부르는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안내하는 것은 ‘나가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양천구의 한 목욕탕 업주는 “목욕탕과 탈의실을 들락날락하는 손님들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강권할 순 없지 않으냐”고 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조모씨(27)는 “당일이 돼서야 주변 사장님들이 말해줘서 알았다”며 “따로 공문이나 문자가 오지 않아 모르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과태료 300만원을 물어야 하는 상황을 맞았으면 당황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영/최다은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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