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자회사인 11번가와 아마존 간 사업 협력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은 이르면 이달 중순 협력 방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 최고경영진은 제휴 및 협력 진행 상황에 따라 추후 서로 지분 투자 등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항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 및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은 그간 11번가로 대표되는 커머스 사업의 확장 방안을 놓고 고심해왔다. 이번 제휴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해부터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은 지난해 9월 제주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11번가의 추가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어떤 사업자’와의 연계를 통해 차별화 포인트를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의 제품을 직접 구입할 수 있는 형태의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번가가 아마존의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아마존의 제품을 미리 재고로 확보하고, 이를 자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해외 직구에 따른 긴 배송기간을 단축하고, 배송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자사의 비통신 사업들을 연계하는 구독 서비스 모델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 프라임’을 통해 방송(웨이브)·e커머스(11번가)·보안(ADT캡스) 사업을 연계하는 구독 서비스를 구상해왔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SK텔레콤 차원에서 육성 중인 클라우드·빅데이터 사업과의 시너지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협력을 통해 e커머스 전략을 더욱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마존과의 협업이 자리잡으면 추후 11번가의 상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포함한 비통신 분야의 누적된 적자로 그동안 주주들의 불만에 직면해왔다.
차준호/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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