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김치윤 기자] 맑고 경쾌하고 순수하다. 가수 강지음(본명 강지현)이 지난 3일 공개한 데뷔곡 ‘궁금해’는 흔히 말하는 ‘인디사운드’ 공식에 충실하지만, 아날로그 특유의 풋풋하고 경쾌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사랑에 빠지면 상대방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질 수밖에 없는 마음을, 좋아하기에 더 어색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용기있게 다가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궁금해’는 강지음의 자작곡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코러스와 피아노 연주를 맡은 건 일부에 불과하다. 강지음은 ‘궁금해’ 전체 프로듀싱을 했다. 자기 이름을 건 곡부터 먼저 내고 싶은 마음에 휴학계를 내고 작업을 시작한 강지음은 세션섭외, 녹음, 믹싱&마스터링, 앨범아트워크까지 모든 걸 관할했다. 아직 소속사가 없는 탓에 어쩔 수 없었지만, 강지음은 당황하거나 주눅 들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기어코 완성해냈다. 강지음의 ‘궁금해’에는 ‘싱송라(싱어송라이터)’의 데뷔작이라는 표현으로 한정하기에는 많은 매력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어떻게 가수를 하게 됐는지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많이 접했다. 6~7살에 피아노부터 첼로, 플룻 등 다양한 악기를 접하며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깝게 지내게 됐다. 하지만 중학교 진학하면서 학업에 집중했고, 고등학교도 인문계를 선택했다. 고 2때까지는 호텔경영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어느 순간 욕구가 사라지면서 공부가 하기 싫어졌다. 그러다가 중학생 시절 봤던 ‘K팝 스타’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무대가 생각났다. 방송을 보면서 나중에 꼭 음악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가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주변에서는 음악이 돈이 안 된다고 했지만, 하고 싶은 걸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래서 실용음악과 입시준비를 시작했다. 재즈피아노를 배우며 작곡, 가사를 쓰고 연습했다. 작곡 전문 학과 특성상 보컬을 데리고 가거나 본인이 부르거나 하기에 직접 부르기로 결정하며 노래연습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대학은 경기대학교 실용음악과 전자디지털음악학과를 가게 됐다. 1학년을 마치고 나니 다른 전공에 비해 취업비전이 뚜렷하지가 않아서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2학년 마치고 휴학을 했다. 곡은 여러개 써놨었다. 데뷔곡 ‘궁금해’는 원래 여름에 발매를 하려고 했다. 이래저래 미뤄지다가 11월에 내게 됐다
코로나 때문에 미뤄지게 된 건지?
그 영향도 없진 않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혼자 하다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렸다. 시작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유통사 컨택하고, 녹음하고, 앨범아트 맡기는 등등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속사 없이 혼자서 모든 걸 준비해야했다. 준비과정을 자세히 설명해달라.
녹음을 준비하다보니 동기 중에 엔지니어링 전공하는 주예찬이라는 오빠가 떠올랐다. 믹싱&마스터링 역시 지인 중에 소개를 받아서 맡기게 됐다. 앨범아트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언니에게 부탁했다. 연락을 했더니 요즘에 일러스트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린 그림을 받아봤다. 곡 이미지랑 잘 맞는 거 같아서 맡기게 됐다.
세션도 지인들에게 소개를 받아서 하게 됐다. 특히 일렉트릭 기타를 맡은 김현씨에게 정말 감사하다. 같은 학생신분인데 너무 잘 쳐줘서 고맙다. 어쿠스틱 기타는 대학 와서 레슨을 받던 선생님께서 해주셨다. 대학입시 준비는 미디전공이 아니라 피아노 작곡으로 하고 있었다. 진학을 미디로 하게 됐고, 대학 와서 처음으로 컴퓨터로 음악작업을 하게 됐다. 학교수업만으로 부족해 레슨을 받았다. 어쿠스틱 기타 쳐주신 분이 미디를 가르쳐준 선생님. 세션 구하기 힘들어하니까 직접 쳐주신다고 했다. 나머지 세션도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셨다.
경쾌하고 풋풋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녹음할 때 신경쓴 점은?
풋풋, 상큼, 발랄한 분위기를 살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보컬녹음 때 제일 힘들었다. 노래를 부르며 동시에 프로듀싱을 해야하는데, 처음이라 긴장을 하다보니 잘하는지 아닌지도 몰라서 힘들었다.
곡 전반을 수놓는 코러스가 좋다. 코러스 파트 편곡, 녹음할 때 신경쓴 점은?
코러스도 처음 짰다. 편곡 마치고 녹음하기 전에 화음을 짜야하는 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다. 스트리밍 음원사이트에서 좋아하는 가수 노래를 골라 집중적으로 들으면서 연구했다. 볼빨간 사춘기 ‘나만 봄’, 406호 프로젝트 ‘넌 나 어때’ 등이 레퍼런스였다. ‘궁금해’ 초기 버전은 지금보다 코러스가 적었다. 다른 악기 녹음하고 듣다보니까 코러스를 넣고 싶은 부분들이 점점 많아져서 추가하다보니 지금처럼 풍성해졌다. 더블링은 녹음실에서, 코러스나 화음은 홈레코딩으로 혼자서 했다.
롤모델은?
악동뮤지션. 둘이서 음악을 즐기는 게 보인다. 어찌보면 쉽지만, 어찌보면 어렵다. 일이 되면 어려운데. 항상 무대를 보면 진심으로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는게 느껴진다. 아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뮤지션으로서 능력도 대단하고, 인터뷰 때 말하는 게 정말 멋지다. 막연하게 멋있는 어른의 모습. 잘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존경스럽다. 작사가로서 대중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쓰는 점도 본받고 싶다. 전달력이 멋있고 닮고 싶다.
해외가수는?
팝송을 많이 듣는 편은 아니다. 주변에서는 싫어도 많이 들어야하는데, 개인적인 작업방식 때문에 잘 안 듣게 되는 게 사실이다.
작업방식이 어떻길래?
우선 리스너로서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게 가사와 메세지다. 그런데 팝송은 바로 이해할 수가 없으니까(웃음). 창작자로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먼저 주제를 생각한다. 생각나는 대로, 일기 쓰는 것처럼 가사를 먼저 쓰고 거기 맞춰서 리드, 브릿지, 코러스 등 구성요소를 정한다. 멜로디를 가사를 읽으면서 흥얼거리면서 만들고, 코드를 붙이고, 컴퓨터로 작업을 시작한다.
‘궁금해’ 가사는 어떻게 쓰게 됐는지
보통 제 경험에 비춰서 썼다. ‘궁금해’도 경험이다(웃음). 책, 드라마, 영화, 지인의 이야기, 인터넷 서칭하다가 사연, 노래를 듣다가 등등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sns나 유튜브 등 미디어를 활용할 계획은 있는지?
유튜브를 개설하려고 계획 중이다. 늦어도 이번달 안에는 영상을 올리려고 준비 중이다. 커버와 제 노래 라이브를 위해 녹음을 틈틈이 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형식으로도 발전시키고 싶다.
음악 말고 다른 취미는?
정적인 걸 좋아한다. 손으로 만드는거, 퍼즐 맞추고 양모벨트 등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밤에 라디오 들으면서 일기도 쓴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이 참 좋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은?
처음에 음악을 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공감을 하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게 중요하다. 가수 활동명을 ‘지음’이라고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음’은 ‘음악의 곡조를 잘 안다’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다. 친한 벗, 편한 친구라고 생각을 하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혹은 동화나 영화처럼 콘셉트, 주제를 잡고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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