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16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셉튜플 보기(기준 타수보다 7타가 많은 홀 성적)’를 범했다. 사고가 터진 곳은 12번홀(파3·155야드). 11번홀까지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잃고 있던 우즈는 이 홀에서만 볼을 3개나 물에 빠뜨렸고 벙커샷을 두 번이나 했다.
12번홀은 오거스타내셔널의 악명 높은 아멘코너(11~13번홀)의 두 번째 홀이다. 앞뒤 폭이 좁은 그린의 앞쪽에 개울이 있고 상공의 바람이 방향을 수시로 바꾼다. 정교한 거리감은 물론 ‘운’도 필요하다. 우즈가 첫 번째 친 티샷은 143야드를 날아가 턱에 맞고 물에 빠졌다. 1벌타를 받고 핀에서 70야드 떨어진 드롭존에서 친 세 번째 샷마저 57야드만 날아가 또다시 물에 빠졌고, 같은 자리에서 친 다섯 번째 샷은 그린 뒤 벙커에 빠졌다. 우즈의 악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벙커에서 친 여섯 번째 샷이 그린에 서지 않고 다시 물에 빠진 것. 1벌타를 받은 우즈는 여덟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으며 2퍼트로 홀아웃해 이 홀에서만 10타를 쳤다.
10타는 우즈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기록한 한 홀 최다 타수다. 지금까지 최악 성적은 1997년 메모리얼토너먼트 3번홀(파3)에서 작성한 9타였다.
12번홀은 지난해 우즈가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약속의 땅이었다. 우즈는 작년 최종 라운드 11번홀까지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게 2타 차로 끌려갔으나 몰리나리가 12번홀에서 볼을 물에 빠뜨려 2타를 잃는 바람에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올해는 상황이 역전돼 우즈가 아멘코너의 희생양이 됐다. 우즈는 12번홀 참사 이후 13번홀부터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5개를 몰아쳐 순위를 끌어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결과를 바꾸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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