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개막 공연은 안무가 김설진과 안무가 이와가 함께 연출한 '볼레로 만들기'다. 2017년과 2018년 막을 올린 공연이다. 무대를 영화처럼 새로 찍었다. 과거 공연에서 보여줬던 서사를 각색했다. 해체되는 춤사위 위로 축적하는 몸짓을 얹었다.
작품은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 '볼레로'를 안무가들이 춤으로 풀어냈다. 중심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다. 김 안무가는 이번 작품을 제작하며 "볼레로를 해체하고 무너뜨리는 게 진정한 의미의 '볼레로'다"라고 설명했다. 볼레로는 18세기 후반 스페인 식민지였던 남미 쿠바에서 기원한 춤이다. 라벨은 볼레로를 주제로 관현악곡을 써냈다. 반복되는 선율과 느린 박자가 돋보이는 곡이다.
김 안무가는 볼레로를 재구성하려 일상에서 흔히 듣는 소음을 활용했다. 안무작에선 장소와 상황에 따라 소품을 배치했다. 소품이 내는 소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음을 쌓은 것이다. 개막작은 16일 오후 5시부터 72시간 동안 유튜브와 네이버TV에서 볼 수 있다.
축제는 이달 29일까지 펼쳐진다. 댄스 필름 6작품을 비롯해 즉흥춤과 로봇을 활용한 무용 등을 선보인다. 창단 후 10년동안 열린 명연으로 꼽힌 영상도 함께 내놓는다. 남정호 국립현대무용단장은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축제를 열지만 더 많은 관객들이 현대무용을 접할 기회다"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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