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에 있는 글로벌테크놀로지는 이 소형화 기술을 앞세워 미니 LED TV의 핵심 부품 시장을 선점했다. 김민선 글로벌테크놀로지 대표는 “LG전자가 선보일 미니 LED TV에 들어가는 LED 구동용 드라이버 집적회로(IC)를 단독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16일 밝혔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업체다. 김 대표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20년 일한 뒤 전자부품회사 솔루션코리아를 15년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창업했다. 솔루션코리아는 다이오드와 트랜지스터 등의 부품을 취급하는 부품 전문 무역회사다. 김 대표는 “솔루션코리아를 창업한 뒤 다양한 기업과 부품을 거래하면서 전자업계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는 안목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어디에 어떤 부품이 필요한지 잘 알기 때문에 필요한 부품을 선행 개발하기 위해 팹리스회사를 별도로 세웠다”는 설명이다.
그의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통했다. 미니 LED TV용으로 제작한 LED 구동용 IC의 진가를 LG전자가 알아봤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미니 LED TV의 IC 업체로 글로벌테크놀로지를 낙점했다. LG전자는 내년에 최소 50만 대에서 많게는 100만 대의 미니 LED TV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많은 200만~300만 대를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니 LED TV는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니 LED를 발광원으로 사용하는 LCD TV를 말한다. 기존 LCD TV와 비교해 발광원의 크기가 1000분의 1 수준으로 작아 더 높은 밝기와 더 깊은 색상 표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테크놀로지의 IC는 가볍고 얇고 짧으며 작은 ‘경박단소(輕薄短小)’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C가 통상 검은색으로 제조되는 것과 달리 흰색인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김 대표는 “LED TV는 흰색의 백라이트(BLU)에서 빛을 쏘는데 IC가 검은색이면 빛을 흡수할 수 있다”며 “이런 간섭현상을 막기 위해 IC까지 흰색으로 제조하는 곳은 글로벌테크놀로지가 거의 유일하다”고 했다.
글로벌테크놀로지는 내년에 300억~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는 물론 노트북PC와 모니터 등 다른 디스플레이로 미니 LED 바람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2022년엔 매출 1000억원 돌파와 함께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잡았다. 김 대표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인력이 전자부품을 어떻게 설계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전기전자 분야 팹리스 최강 기업이 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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