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독일의 컨테이너선사 하파그로이드와 2만3000TEU급(1TEU=6m짜리 컨테이너 1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3일에도 유럽지역 선사와 총 7226억원 규모 컨테이너선 6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리스 선사인 코스타마이어, 대만 에버그린마린도 한국과 중국의 조선사들과 컨테이너선 발주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유일의 원양 국적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발주도 조선사들엔 희소식이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HMM의 선복량(적재량)을 추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HMM의 선복량은 내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인도받으면 85만TEU로 늘어난다. 해양수산부는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이를 2025년 112만TEU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1만6000TEU급 16척에 달하는 규모다. 새 컨테이너선 건조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가 나눠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는 하반기 해상운임 급등과 관련돼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료의 척도가 되는 SCFI는 지난 13일 1857.33으로 2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의 경기 부양과 미국의 소비 증가가 맞물린 데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상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물류 대란 여파로 내년 컨테이너선 발주가 올해(109척)보다 71.6% 늘어난 187척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조선소들의 도전을 물리쳐야 하는 게 숙제다. 중국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발주된 1만4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34척 중 19척을 수주하며 한국(15척)을 앞질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발주를 미뤄오던 선주들이 조금씩 발주에 나서고 있다”며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내년 조선 시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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