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호텔을 전셋집으로…정부 대책에 부동산 민심 '부글부글'

입력 2020-11-17 23:32   수정 2020-11-17 23:50


여권이 추진한 '임대차 3법' 영향으로 수도권에서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자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방안'을 오는 19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위해 상가, 공장, 관광호텔 등도 임대주택으로 전환해 공급한다는 방침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서울시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총 공급물량은 10만호+α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됐던 수천호, 수만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정부가 마련한 주거안정방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실인 집을 사들여 임대하는 '매입임대' 방식과 임차해 다시 전세로 공급하는 '전세임대' 방안이 골자라고 한다. 매입임대?전세임대 방식은 기존에 지어진 주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에 단기간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매입약정' 방식도 처음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매입약정이란 LH가 민간사업자의 건축 예정이나 건축 중인 주택(다가구?다세대)에 대해 건축 완료 전 매입약정을 체결한 뒤 준공 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또 정부·여당이 서울 시내 호텔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기존 호텔을 활용하면 즉각적인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광호텔은 주로 서울 요지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1인 가구 맞춤형 레지던스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주최 관훈토론회에서 최근 전세난이 발생한 것에 대해 '가구 분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낙연 대표는 "작년 10월부터 금년 10월까지 1년간 통계를 보면 서울시 인구는 4만명이 줄었는데 가구수는 9만6000가구 늘었다. 가구 분리와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것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없었다"고 했다.

관광호텔을 활용하면 1인 가구 수요를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서울시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3.4%였다.

정부가 파격적인 대책을 예고했음에도 정작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는 대책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하라고 했더니 공장 리모델링? 공장 주변에 교통 인프라, 어린이집, 학교, 마트, 상가, 놀이터 이런 게 갖춰져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자기들 들어가 살 집 아니라고 문짝이랑 방만 있으면 다 집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은 주거환경, 입지, 학군, 주위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서 집을 선택하는 걸 모르나"라며 "국민은 7평짜리 방구석에서 평생 가붕개로 살라는 말인가?"라고 따졌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임대 주택 살아도 거지란 놀림을 당하는데 공장 리모델링한 집에 살면 어떤 놀림을 당할까?" "관광호텔 주변엔 유흥업소가 즐비할 텐데 거기서 살라고? 개그야 행정이야?" "진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 내 평생 호텔 사서 임대 장사한다는 정권은 처음 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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