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만성통증 환자

입력 2020-11-17 15:18   수정 2020-11-17 15: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만성통증 환자들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한통증학회는 올해 7~8월 전국 23개 병원 통증클리닉 환자 91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설문조사를 했더니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유행 후 조사 대상 환자 중 40%는 병원 방문이 줄었다. 병원 방문 횟수가 줄어든 환자의 3분의 1은 방문 빈도가 75% 넘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병원 방문이 줄어든 것은 병이 나아서가 아니라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이 기간 운동 시간과 운동량도 줄었다. 환자 65%는 외출시간이 줄었다고 했고 3분의 1 정도는 운동량이나 외출이 평소의 30% 미만 수준으로 줄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2%는 수면시간이 줄었고 30%는 체중이 늘었다. 신경질 빈도는 이전보다 30%, 걱정은 50%, 우울감은 40% 이상 높아졌다.

환자들의 20%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흥미나 즐거움이 없다고 답했고 25%는 매일 피로감을 호소했다. 30%는 자해까지 생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환자는 만성척추통증 환자 66.8%(661명), 복합부위통증증후군 15.3%(140명), 대상포진 후 신경통 11.9%(109명), 두 가지 질환을 함께 치료받는 환자 1.2%(11명)다. 이들의 80% 이상이 1년 넘게 질환을 앓았고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70% 정도가 한 달에 한 번 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질환별로 보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들은 병원을 그나마 계속 찾았고 외출시간과 운동시간 감소도 적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변화가 컸다. 임윤희 대한통증학회 홍보이사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는 통증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기 때문에 병원 방문 횟수 감소가 적었던 것으로 유추된다”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상대적으로 고령이어서 코로나19로 사회적 활동과 운동량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전영훈 대한통증학회장은 “11월까지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며 “만성통증 환자들이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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