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택하면 처참해질 것…주한미군 철수 시 복귀 없어"

입력 2020-11-17 15:38   수정 2020-11-17 16:19


미국 워싱턴에서 차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미국 전문가들이 '중국 변수'에 대한 한국의 태도를 주시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북핵특사는 "한미 두 나라 모두 동맹을 통해 이득을 얻고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 그럴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미 조야의 일반적 시각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두 나라가 당장 다루기로 합의한 위협의 초점은 북한으로부터 제기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가면서 동맹이 어떻게 진화할지는 동맹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VOA는 "동맹의 진화"를 가져올 핵심 요인은 '중국 변수'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라고 전했다. 또 차기 행정부는 한미 동맹 유지에 우선순위를 두되, 대 중국 견제 전략 속에서 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공동 대응 방향을 재설정하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이 중국의 부정적 반응을 의식해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결정을 내리거나 애매한 줄타기를 하는 대신 미국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맹국으로서 적극 동참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민주주의로 남으려면 중국의 영역 아래로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중국은 마르크스주의 전체주의 정권으로, 러시아의 소비에트연방 수립 때와 마찬가지로 인접국을 통제하에 두고자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만약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한다면, 자유롭고 독립적인 나라로서의 한국의 미래에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벨 전 사령관은 "미국과 동맹을 미래까지 강화해야만 자유롭고 민주적인 한국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동맹이야말로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벨 전 사령관의 직설 화법과 달리 한국의 재량과 선택에 무게를 두는 듯한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중국을 의식한 잘못된 결정이 한국의 미래에 미칠 부정적 결과를 경고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VOA는 전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중국과 근접성에 대해 균형을 잡아주는 (미국과의) 장기적 동맹으로부터 혜택을 얻는다"면서도 "궁극적으로 결정은 한국의 몫"이라고 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미군은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절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한국은)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아마 북한의 위협이 적어도 부분적으로 완화된 뒤에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앤드루 여 미국 가톨릭대학 교수는 "전략적 환경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누가 백악관에 입성해도 한국과 미국은 동맹을 단지 재강화하는 게 아니라 재보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안보협력체) 쿼드와 같은 새로운 전략적 제휴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단기적으로 중국의 환심을 살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소 고립 상태에 처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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