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동통신 주파수 재할당 세부 정책방안 공개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말까지 통신 3사가 구축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무선국 숫자와 주파수 할당대가를 연동하는 방안을 들고나왔다. 과거 경매를 통해 매겨진 가격 4조4000억원을 기준으로 5G 무선국 숫자에 따라 가격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미 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가치가 평가된 주파수이므로 기존 할당대가를 참조하되 5G 이동통신 도입 영향에 따른 가치 하락 요인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가 산정한 하락 요인 27%를 반영하면 3조2000억원이다.
27%를 모두 깎아주는 것이 아니라 5G망 구축에 따라 가격 인하폭이 달라진다. 과기정통부는 “5G 네트워크는 LTE 전국망 활용 및 초기 5G 커버리지 문제 해소를 위해 LTE 주파수를 필수 주파수로 활용한다”며 “LTE 주파수의 가치는 5G 투자에 따라 변동되므로 5G 무선국 구축 수준에 따른 옵션가격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2년 말까지 통신 3사가 각각 구축한 무선국 숫자에 따라 할당대가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3만국 단위로 구간을 정해 숫자가 늘어날수록 할당대가가 줄어드는 식이다. 현재 무선국 숫자를 감안하면 최대 3조9000억원에서 시작해 15만 국 이상일 경우 가장 낮은 금액인 3조2000억원을 납부하게 된다.
통신사들은 정부가 제시한 재할당 대가가 과도할 뿐만 아니라 산정 방식의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파법 시행령 11조는 예상·실제 매출의 3%를 반영하는 정부 산정식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경매 방식으로 할당한 적이 있다면 이를 반영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고 있다. 통신사 관계자는 “전파법과 시행령 어디에도 할당대가 산정 때 설비투자를 연계하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과거 사용주파수에 대한 대가에 신규 투자금액을 결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최소 금액의 근거로 제시한 업체당 무선국 15만 국도 과도한 목표치라는 주장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통신 3사의 5G 무선국은 각각 4만 국 내외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5G 주파수 할당 당시 부과한 5년차 의무구축 수량인 4만5000국의 세 배를 넘는다”며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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