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결정된 김해신공항(기존 김해공항 확장안) 건설 사업이 결국 백지화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근본적인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즉각 특별법을 제정해 가덕도 신공항 건립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선호하는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결정과 수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위는 17일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해 안전, 소음, 시설 운영·수요, 환경 등 4개 분야 11개 쟁점, 22개 세부 항목을 검증한 결과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검증위는 지난해 6월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 등 3개 지방자치단체가 적정성 검증을 총리실에 요청하자 총리실이 지난해 12월 출범시킨 기구다.
검증위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은 안전, 시설 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결정적인 부적격 사유로 ‘국토교통부가 산악 장애물 제거 여부를 부산시와 사전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국토부는 2018년 항로 근처에 있는 오봉산 임호산 등을 깎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전제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검증위는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의뢰한 결과 “기본적으로 항로 장애물은 없애는 것이 원칙이고 산악을 남겨두려면 지자체와 협의가 있어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했다. 법적으로 거쳐야 할 절차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검증위 발표에 환영하면서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해신공항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증명됐다”며 “동남권 신공항은 가덕도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적었다. 여당은 신공항 건립 관련 절차를 축소하는 특별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신공항 문제를 4년이나 끌며 부산시민을 괴롭혀온 문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서민준/최진석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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