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中企에 공공기관 납품길 연 '조합추천 수의계약' 한도 확대를"

입력 2020-11-18 15:43   수정 2020-11-18 15:45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소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도를 활용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영세 소기업의 공공기관 수주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합추천 수의계약’ 제도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의계약 한도 2억원까지 늘려야”
조합추천 수의계약 제도는 정부·공공기관이 중소기업 사업자에게 제품을 구매하고자 할 때 중소기업협동조합으로부터 업체를 추천받아 가격 경쟁만을 통해 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구매 방법이다.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판로지원법) 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영세 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이 제도로 조달시장에 참여해 수주 확대를 노릴 수 있다. 공공기관은 특정 업체의 낙찰 독점을 방지하고, 적정한 품질과 납품을 보증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공기관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고시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611개) 중 구매 물품을 골라야 한다. 원칙상 물품 추정가격 5000만원 이하까지 조합에 추천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의계약 한도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1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가 ‘공공계약 절차 완화 방안’을 발표해 소액 수의계약 한도를 두 배로 올린 데 따른 것이다. 발주 기관이 직접 구매하거나 조달청에 의뢰해 구매대행을 받는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올 상반기까지 수의계약 제도를 이용하려는 기관은 많지 않았다는 게 조합들의 설명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각 기관의 구매담당자가 ‘수의계약’에 따른 감사 부담을 져야 하는 데다 제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8월 말 판로지원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 제품의 조달청 구매대행이 가능해지고, 소액 수의계약 한도도 늘면서 제도를 이용하려는 기관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수의계약이라는 이유로 지금껏 감사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각급 기관의 구매담당자들이 조달청에 의뢰하는 것만으로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돼 부담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은 조합추천 수의계약 제도의 추가 개선을 원하고 있다. 수의계약 제도 완화 방안은 8월 말부터 시행됐는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실제 협동조합이 혜택을 볼 시간이 약 4개월에 그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조합추천 수의계약 한도 확대 기간을 영구화하고, 한도도 2억원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1만여 건 공동구매 실행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제도 중 하나로 ‘중소기업 공동구매 전용보증’이 꼽힌다. 중소기업이 원·부자재를 공동구매할 때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2018년 도입된 제도다. 신용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은 공동구매에 참여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보증서를 발급하고, 기업은행이 구매자금 지원을 맡는다. 중기중앙회와 협동조합은 구매 물량 통합 및 현금 결제를 통한 공동구매를 추진해 중소기업의 원·부자재 구매비용을 낮춘다. 중소기업 지원기관 간 대표적 협업 사업인 셈이다.

중기중앙회와 기업은행은 매년 1 대 1 매칭 출연을 통해 현재까지 143억원 보증재원을 마련했다. 올 9월부터 전국 7개 지역신용보증재단도 보증기관으로 참여해 소상공인까지 보증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 같은 전용보증은 보증기관의 보증수수료가 0.5%포인트 인하되는 등 금융 혜택이 크다. 보증비율은 5년간 95%까지 적용된다. 기업은행도 대출금리를 최대 2.0%포인트 내리는 등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는 중소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는 평가다. 2018년부터 올해(11월 12일 기준)까지 826개 중소기업에 총 2347억원 규모 보증서가 발급됐고, 1만1323건의 공동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중기중앙회와 기업은행은 2022년까지 300억원을 출연해 6000억원 규모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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