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사북면 가일리에서 숙박시설 ‘레이크192’를 운영하는 이현정 씨는 최근 들어 시내 여행이 편해졌다. 반려견인 스탠더드 푸들 ‘해피’를 맡길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씨가 해피를 맡기는 곳은 춘천시 용산리 동물보호센터 인근에 있는 반려동물 휴식터다. 이씨는 “춘천의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며 “전국 어느 도시보다 반려동물과 지낼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고 했다.
앞서 조성한 춘천동물보호센터는 옛 102보충대 주차장에 자리잡았다. 반려동물산업에 관심이 많던 춘천시는 부대가 해체된 이후 공터로 남은 자리에 지난 7월 이 센터를 개관했다. 센터 안에서는 반려동물 놀이터 등의 시설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달 들어서는 춘천의 반려동물산업 육성 의지를 전국에 홍보하기 위한 행사도 열었다. 춘천시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 ‘반려동물 동행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춘천시는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며, 반려동물산업 유치 포럼 및 반려동물 전문가 초청 강연회 등을 연다. 남산면 일대 숙박·음식점·카페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머무는 공간’을 운영하며 반려동물 가구 잡기에 나선다.
춘천의 반려동물산업 육성은 지역 기업인 더존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다. 더존ICT그룹의 지주회사인 더존홀딩스는 지난 11일 춘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견 테마파크를 개장했다. 강촌IC 부근에 ‘강아지숲’이라는 이름으로 조성한 이 테마파크의 규모는 10만㎡에 달한다.
강아지숲에는 박물관과 자작나무 산책로, 반려견 운동장, 반려견 동반 카페 등이 들어섰다. 반려견 관련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쇼핑 코너와 강아지 대기실, 푸드테라스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방문객이 수작업으로 반려견 용품을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올바른 산책법과 이상행동에 관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반려인·비반려인 모두 이용 가능한 공간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라는 말에는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포함된다”며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발맞춰 이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춘천은 산과 강, 호수가 대부분을 차지한 청정한 환경을 반려동물 시장 조성의 강점으로 꼽고 있다. 수도권에서의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춘천의 강원대가 뛰어난 수의학 수준을 지닌 점도 한몫했다는 게 춘천시의 설명이다. 홍문숙 춘천시 경제재정국장은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고 있는 건 이웃 국가인 중국과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며 “춘천을 거점으로 주변 국가까지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춘천시는 반려동물산업이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 국장은 “‘펫팸족(펫+패밀리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반려동물산업은 지속 가능한 미래산업이 될 것이며,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반려동물과 동행하는 지역’으로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홍 국장은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관련 행사를 통해 ‘반려동물 메카 도시 춘천’으로의 도시브랜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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