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일본의 10월 공작기계 수주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하는 데 그쳤다. 9월 감소율이 15%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설비 투자도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의 기계 수주 사이클은 글로벌 설비 투자의 대표적인 선행 지표 중 하나다.
기업들의 투자 여력도 나쁘지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지수 내 기업의 주당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분기 기준 623.97달러다. 전년 말 대비 34%가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기업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현금을 잔뜩 쌓아둔 것이다.
문제는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이전 수준으로 고용을 늘리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1990년대부터 경기 침체기 이후에는 미국 제조업 부문 고용 규모가 늘어난다고 해도 이전의 고점까지 늘어나지는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유안타증권은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설비 투자를 늘린다면 로봇 및 산업 자동화 관련 장비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로보 글로벌 로보틱스&오토메이션 인덱스 ETF(ROBO), 글로벌X 로보틱스&아티피셜 인텔리전스 ETF(BOTZ) 등을 추천했다. ROBO ETF는 키엔스, 화낙,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스(일본), 브룩스 오토메이션 지브라 테크놀로지스(미국) 등 글로벌 공장 자동화 및 산업용 로봇 기업을 편입하고 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산업용 전력 기기 업체나 시스템통합(SI)기업에 투자할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설비 투자가 늘어날 때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 중에는 서버용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국내 기업 중에는 전력기기와 자동화 기기를 만드는 LS일렉트릭 실적이 '경기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글로벌 설비투자가 회복되면 함께 움직이는 금리와 원자재 가격에도 주목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금리와 원자재 가격이 극단적으로 낮아졌지만, 설비 투자가 정상화되면 이들 지표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중국 철강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은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시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금융주와 철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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