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비라의 꽃 필 무렵

입력 2020-11-24 14:37  


[이진주 기자] 유연하되 똑바른 삶의 태도를 지닌 사람은 흔들림이 없다. 또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고 꿈을 좇을 줄도 안다. 그렇게 마음의 안정과 연기에 대한 집념을 체득한 홍비라는 어느덧 활짝 만개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꽃 필 무렵의 그를 bnt가 만났다.

홍비라는 2018년 영화 ‘뷰티풀 뱀파이어’로 데뷔해 각종 뷰티, 패션 광고와 웹드라마 ‘연애포차’, ‘꽃길로22’에 출연하며 실력을 다지고 있는 신예다. 올해 시트콤 ‘놓지마 정신줄’의 유아독존 앨리스 역으로 분한 그는 찰지면서 개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첫 화보 촬영에 수줍지만 분주하게 색을 입어가는 그의 모습은 난연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사랑스럽고 자유스러운 히피 콘셉트부터 재기 발랄한 걸리시 무드, 차분하되 힘있는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다채로운 이미지를 수렴했다.

Q. bnt 화보 촬영 소감

“화보는 bnt가 처음이라서 설렜고 준비도 많이 했다. 그만큼 어떻게 나올지 너무 기대된다. 특히 히피 콘셉트는 생소했지만 막상 소화하게 되니 재미있고 새로웠다”

Q. ‘홍비라’라는 이름이 생소하고 특이하다. 본명인 것 같은데 무슨 의미인지

“왕비 비에 펼칠 라로 큰 인물이 되어 내 뜻을 마음껏 펼치라는 의미다. 배우로서도 큰 꿈을 펼치고 싶고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소중한 이름이라서 예명 없이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Q. 근황이 어떻게 되나

“시트콤 ‘놓지마 정신줄’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좋아하는 독서나 운동을 하거나 연기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또 오디션을 열심히 보러 다니면서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Q. 올해 시트콤 ‘놓지마 정신줄’의 앨리스 역으로 활약했다. 종영한 소감이 어떤지

“첫 시트콤 도전이다 보니 기대도 많았고 열정도 컸던 작품이다. 촬영이 고돼 끝나면 후련할 줄 알았는데 당장은 실감이 나지 않았고 여운도 아쉬움도 많이 남았던 것 같다”

Q. 앨리스는 생각이나 행동이 유쾌하고 독특한 인물이다. 이를 표현하고자 어떤 노력을 했을까?

“웹툰이 실사화된 캐릭터라서 원작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고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병행해 보면서 앨리스의 특징을 참고했다. 특히 인물의 제스처랑 말투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려고 많이 연습했다”

Q. 평소 성격도 앨리스와 비슷한가

“시트콤이다 보니 다소 과장되고 코믹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앨리스와 부분적으로 닮은 것 같다. 외적인 이미지는 차갑고 도회적인데 친해지면 순수하고 엉뚱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웃음)”

Q. 극 중 정신(이진혁)을 향한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짝사랑 모먼트를 펼쳤다. 상대 배우 이진혁과의 호흡은 어땠나

“원작도 정신과 앨리스가 동갑 설정인데 실제로 진혁이와 나도 동갑이어서 첫 만남부터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또 진혁이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아 캐릭터나 장면에 대해 서로 진지한 대화를 많이 나눈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Q. 극에서는 앞뒤 없는 직진녀였다면 현실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현실에서의 짝사랑이라면 고민을 많이 하겠지만 서로 좋아하는 상황이라면 앨리스처럼 적극적으로 표현할 것 같다. 사랑에 대해 매우 진지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웃음)”

Q. 그렇다면 이성을 볼 때 중요시하는 게 부분은?

“대화가 잘 통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같이 있는 동안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좋다. 평소에 운동이나 독서를 즐기는데 이런 취미나 일상생활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

Q. ‘놓치마 정신줄’을 촬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번 작품에서 특히 파격적인 장면을 많이 찍었는데 파밭에서 고사를 치르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지 않을까(웃음). 실제 안성에 있는 파 농장에 가서 찍어서 더 기억에 남는다”


Q. 2018년 영화 ‘뷰티풀 뱀파이어’로 데뷔했다. 캐스팅 일화가 궁금하다.

“동료 배우로부터 오디션 제안을 받아 직접 영화사를 찾아갔다. 정은경 감독님께서 그 자리에서 직접 시나리오를 주시면서 바로 캐스팅이 되었다. 첫 오디션과도 같은 자리였는데 나를 믿고 캐스팅해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웃음)”

Q. 뱀파이어라면 데뷔작 소재로써 제법 어려웠을 것 같다. 어떤 인물을 맡았나

“정연주 선배님께서 뱀파이어 역할로 나오고 나는 뱀파이어에 따뜻한 사랑과 동정을 느낀 인간 황진이로 나온다. 황진이는 시간이 지나 죽음을 맞지만 뱀파이어는 500년을 살아가면서 나를 그리워하고 회상하는 내용이다”

Q.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연극전공)를 졸업했던데 배우가 원래 꿈이었을까?

“어릴 적 미대 입학을 목표로 미술을 공부했는데 큰 뜻이 있다기보다 재능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자연스레 계속해오던 터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미술에 욕심이나 열정이 생기지 않아 계속하는 게 맞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어머니께서 연기를 권유해주셨다. 그렇게 2학년 때부터 학원에 다니며 처음 연기를 배웠는데 전과 다르게 잘 해내고 싶은 꿈과 목표가 생기더라. 또 평생 하고 싶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해오고 있다”

Q. 연기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많은 작품을 접하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배울 점을 찾는다. 또 장면을 그리는 상상력이나 인물의 내면 심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간접 경험 차 소설을 많이 읽고 있다”

Q. 오디션을 볼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오디션에서 만나는 작품 속 인물이 어떻게 하면 나답게 연기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내 안의 부분들을 최대한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Q. 그렇다면 나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인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내 매력은 힘있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다. 또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로 큰 에너지가 내재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반대로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까?

“스스로 엄격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목표가 있으면 무조건 성취해야 하는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향이 때로는 나를 지치게 할 때가 있다. 어찌 되었든 일을 오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조절하려고 긍정적으로 즐기려고 한다”

Q. 배우로서 도약을 이루고 있는 단계지만 힘든 건 없나

“아직 슬럼프가 올 정도로 크게 지치거나 힘들었던 적은 없다. 고된 스케줄이 힘들 수는 있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너무 행복하고 힘들게 촬영한 결과물을 보면 싹 잊힐 정도로 배우라는 직업이 내게 잘 맞는 것 같아서 슬럼프가 오더라도 잘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힘든 것도 다 의미가 있고 단단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모두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배역이나 장르가 있다면?

“액션이나 스릴러 장르에 관심이 많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Q. 뷰티 브랜드 티르티르 광고 모델로 참여했다. 메인 모델만큼이나 ‘피부가 곱다, 몰입력이 좋다’ 등 반응이 좋더라. 소속사 선배인 박서준과 함께해보니 어땠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티르티르 촬영이 박서준 선배님을 처음 뵙는 날이었다. 그래서 더 떨렸는데 선배님께서 먼저 말도 걸어주면서 편하게 대해주셔서 자연스레 긴장이 풀렸다. 생각지 못하게 잘 녹아들었고 집중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뷰티, 패션, 금융, 인테리어 등에 다양한 CF 이력을 보유했다. 새롭게 해보고 싶은 광고가 있다면?

“기초 화장품 광고 경력은 있지만 메인 모델로 진행해본 적이 없어서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고 스포츠를 좋아해 아웃도어 브랜드 CF도 탐난다. 또 성공하는 스타들만 찍는다는 주류 광고도 잘 소화해낼 자신이 있다(웃음)”

Q. SNS를 보니 헬스를 열심히 하더라. 나만의 몸매 관리 노하우를 전수하자면?

“몸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열심히 움직이고 좋은 음식을 취하는 만큼 변화하더라. 가능한 한 매일 운동을 하고 중요한 스케줄 전에는 식단 관리도 철저하게 한다. 스무 살부터 현대무용, 발레, 요가로 몸매 관리를 하다가 작년부터 웨이트의 매력에 푹 빠져서 꾸준히 하고 있는데 유연함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스트레칭도 병행하고 있다. 원래 채소나 샐러드 같은 건강식을 좋아해서 식단에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Q. 또 다른 취미가 독서인가 보다.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추천해준다면?

“파울로 코엘료 작가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최근에 읽고 삶과 죽음,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내 삶에 대한 태도를 되돌아보게 된 깊이 있는 책이어서 일상이 무의미하고 무기력하다고 느낄 때 읽는다면 더 크게 와닿을 것 같다”

Q. 그렇다면 삶의 태도가 어떻게 변화되었나

“살다 보면 모든 것에 무뎌지고 익숙해지지 않나. 나 또한 당연하게 생각해 쉽게 지나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고 걷다가 마주치는 흔한 풍경과 지금 이 순간에 대한 감사함을 깨닫게 되었다”

Q. 그래서인지 필름 카메라로 풍경 사진을 많이 찍더라. 평소 어떤 것을 담으려고 하나

“그날 만나는 사람들이나 풍경을 담는다. 사진이 취미가 되면서 혼자 산책을 할 때면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카메라가 없어도 눈에 담으려는 습관이 생겼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중함이 되게 좋은 것 같다”

Q. 연기 고민을 나누는 동료 배우가 있다면?

“작품을 하게 되면 많은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깊이 친해지는 성격이다. 이번에 ‘놓지마 정신줄’에서 만난 진혁이와 수민이 그리고 현이 언니랑 많이 친해져 촬영이 끝나고도 일화를 공유하고 있다. 다들 코믹하게 나왔지만 연기에 대한 태도가 사뭇 진지해서 서로 응원도 의지도 많이 하고 있다. 또 웹드라마 ‘연애포차’를 같이 촬영한 보성이와 세진이도 가끔 만나 근황을 묻고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조언을 해주곤 한다. 아무래도 선택받아야 하는 업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공백기가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오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나눈다”

Q. 특히 소속사 식구인 조수민과 사이가 좋아 보이던데. 조수민은 어떤 친구인가?

“수민이는 성숙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지닌 친구다.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 신기할 정도로 말이 잘 통했고 그림, 음악 등 공통 관심사가 겹치는 게 많아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Q. 그렇다면 요즘 품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

“연기 고민밖에 없는 것 같다(웃음). 어떻게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끌어낼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연기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연기에 대해 고민한다는 대답이 뻔해 보이지만 완벽하게 정답이 없는 분야이다 보니 항상 고민하는 것 같다”

Q. 연기 외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도 있을까?

“예능을 즐겨 보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빠짐없이 계주 선수를 맡았고 승부욕도 강하기 때문에 SBS ‘런닝맨’이 자신 있을 것 같다(웃음). 또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시청자 입장에서 내가 모르는 습관이나 일상을 지켜보고 싶다”

Q. 롤모델은 누구인가

“대단하고 존경하는 선배나 동료 배우는 많지만 마음으로만 간직할 뿐이다. 누군가를 닮기보다 나만의 색깔이 짙은 개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 최대한 나한테 집중하고 있다”

Q. 그렇다면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인식되고 싶은지

“유연하고 다채로운 배우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작품마다 새로운 변화를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도록 항상 연구하고 도전하는 사람이고 싶다”

Q. 최종목표

“결과적으로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 홍비라가 되는 것. 배우에게 연기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깊이 있고 진지하게 임하고 싶다. 그렇게 연기력으로 승부 보는 배우로 성장하면서 대중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

Q. 팬들에게 한마디

“항상 사랑해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힘들고 지칠 때 ‘응원해요’라는 한 마디가 큰 힘이 될 때가 많다. 격려해주신 만큼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배우가 될 테니 마음 변치 않아 주셨으면(웃음)”

에디터: 이진주
포토그래퍼: 천유신
의상: 오호스, 라티젠, 위글위글, 엽페, 룩캐스트, 어몽
슈즈: 렉켄, 아코크, 엑셀시오르, 꼼시아
주얼리: 워스워드, 후루타, COS, 아스타쥬얼리
백: 엘레강스 파리
카펫: 잼머
헤어: 조경원 디자이너
메이크업: 이소정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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