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24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하지만 임대차법 개정 등 근본적인 해법이 빠진데다 공급 대부분이 1~2인실에 치우칠 것으로 보여 실효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1년 상반기까지 11만4100가구 중 40%가량인 4만9000가구(수도권 2만4000가구)를 우선 공급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3개월 이상 공실인 공공임대 3만9000호(수도권 1만6000가구)를 공급하며 남은 공실은 전세로 전환해 오는 12월 말까지 입주자 모집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내년 2월까지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무주택자라면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모두 입주를 허용할 예정이다.
또한 신축매입 약정을 통해 7000가구(수도권 6000가구)를, 공공전세 주택을 활용해 3000가구(수도권 2500가구)를 2021년 상반기 중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신축매입 약정은 민간 건설사가 약정한 물량을 지으면 LH 등 공공기관이 주택을 사들여 임대로 제공하는 주택이다. 정부는 민간 건설사의 참여 확대를 위해 공공택지 우선공급, 건설자금 저리지원, 세제지원 등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2021년 하반기에는 공실 상가나 오피스, 숙박시설 리모델링을 활용해 2만6000가구(수도권 1만9000가구)를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정부는 전세 수요 중 1인 가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시설을 주거공간으로 전환해 주택 늘리기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내놨던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방안을 좀 더 민간 중심으로 추진하기 위해 주차장 증설 면제, 장기 저리융자 지원을 실시하게 된다. 오피스텔, 상가 등 집합건축물 리모델링 동의 요건도 100% 동의에서 80%의 동의를 얻으면 가능한 것으로 변경한다. 노후화된 상가 건물 등의 용도전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오피스텔과 상가 주택을 전월세로 공급하거나, 최근 관광사업 위축에 따라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 전월세로 내놓는 내용이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숙박시설 리모델링의 사례로 호텔을 언급한 것이다.
시장에선 매물로 나온 이태원의 크라운호텔 등이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하지만 전문가, 수요자 사이에선 부정적인 반응이 높다. 새 방법도 아니고 효과도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서울시는 종로구 숭인동 베니키아호텔을 개조해 올해 1월 238가구를 청년주택으로 공급했지만 높은 임대료 탓에 당첨자 90%가 입주를 포기한 바 있다.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이 주택은 전용면적(17~43㎡)에 따라 보증금이 2300만~8740만원에 월 임대료가 45만~87만원이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3∼4인 가구를 위한 60∼85㎡의 고품질 중형주택을 신규 도입해 향후 5년간 6만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공공임대 임차인이 오랫동안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거주기간을 최대 30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공공임대 입주 계층을 일부 중산층까지 확장하고자 중위소득 기준도 130%에서 1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입주자의 소득 수준에 따라서 임대료를 부과하는 소득연계형 임대료 체계도 도입할 방침이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공공임대의 자재 품질·하자 관리를 혁신하는 등 공공임대를 질 좋고 편리한 주택으로 개선하고, 공공임대가 지역사회의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소셜믹스, 생활 SOC 등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혜원 /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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