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기업인 징둥닷컴이 창업자인 류창둥 회장에게 최대 17억달러(약 1조9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징둥닷컴은 류 회장에게 자회사인 JD로지스틱스와 JD헬스의 지분을 각각 2%씩 매입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징둥닷컴은 “두 회사의 성장에 기여해온 류 회장에게 앞으로도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징둥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중국판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창업자)’라고도 불린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으로 그는 세계에서 81번째 부자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는 193억달러다. 중국 후룬연구소는 류 회장의 총자산을 235억달러로 추산했다.
징둥닷컴은 JD로지스틱스와 JD헬스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JD헬스는 지난 15일 홍콩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았다. 월스트리트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을 대상으로 취합한 두 회사의 예상 기업가치는 JD헬스 200억~300억달러, JD로지스틱스 385억~558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류 회장에게 부여된 스톡옵션의 가치는 12억~17억달러가 된다. 징둥닷컴은 류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류 회장이 대규모 스톡옵션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다. 홍콩 소재 아시아지배구조협회의 제이미 엘런 사무국장은 “류 회장이 JD로지스틱스와 JD헬스의 모회사 징둥닷컴의 회장인만큼 열심히 일하긴 했겠지만, 주주들에게는 (이번 스톡옵션 부여가) 희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추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 및 그의 부재시 회사 이사회가 회의를 열수 없도록 한 규정을 활용해 징둥닷컴을 장악하고 있다. 그는 2014년 징둥닷컴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을 때 공모가 기준으로 9억달러 규모의 주식 보상을 받았다. 지금도 그는 징둥닷컴으로부터 연봉 1위안을 받는 대신 대규모 스톡옵션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류 회장은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밀크티녀’로 불린 장쩌톈과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류 회장은 2018년 성폭행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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