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 세계사, 외우기보다 사건의 흐름을 이해하세요

입력 2020-11-23 09:01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에는 총 9개 과목이 있습니다. 그중 유독 응시자 수가 떨어지는 과목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응시자가 2만 명이 안 되는 세계사와 1만 명도 채 안 되는 경제가 있습니다. 저는 수능 때 세계사를 응시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다른 학생들과 달리 역사에 자신이 있어서 선택했고, 후회 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 방법이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세계사를 공부했던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세계사 범위 넓지만 출제되는 지역은 그리 많지 않아
세계사의 특징으로는 매우 넓은 범위를 다룬다는 것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중국, 중동, 유럽, 동남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까지 가르치기 때문에 그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학생들이 세계사를 응시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넓은 범위의 역사를 다루기 때문에 암기할 내용이 매우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그렇지만 수능에서 출제되는 영역들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유럽,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인도, 동아시아) 역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영역에서 한두 문제가 나오는 정도입니다. 중앙, 남아메리카는 대표 문명과 유적들만 알고 있으면 되고, 동남아시아도 왕조들 몇 개만 알면 됩니다. 오히려 어려운 문제들은 빈번하게 출제되는 영역에서 학생들이 놓친 부분(2020학년도 수능에서의 리디아 왕조)에서 출제됩니다. ‘비주류 지역’들은 기본적인 내용만 숙지하고 ‘주류 지역’들을 철저하게 공략하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공부 범위가 좁을 수도 있습니다.
사건의 인과관계 따라 이해하면 단순 암기보다 편해
역사를 단순 암기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역사를 공부하는 데 일정 부분의 암기는 필요하지만 저는 암기가 역사 공부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병자호란에 관해 설명할 때 ‘1636년에 청이 우리나라를 침공했다’라고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임진왜란(1592) 때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주면서 국력을 많이 소모했고 그사이에 후금이 만주에서 성장했다. 이후 명과 조선이 후금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했지만 패퇴하였고(사르후 전투, 1619) 그 뒤 후금은 조선을 두 차례에 걸쳐서 침공했다(1627 정묘호란, 1636 병자호란)’라고 전후 사정과 인과관계를 살펴가며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면 단순 암기를 통해 공부하는 것보다 더 오래 머릿속에 남을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는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이 특징 때문에 저는 내용을 일부분만 암기하고 나머지 부분은 흐름에 따라 이해하는 공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암기한 내용은 쉽게 잊혀집니다. 시험 직전에 벼락치기로 공부한 내용이 시험 도중이나 끝난 다음 기억나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이와 달리 수학 공식을 증명하는 것처럼 평소 생각하지 않아도 필요한 순간이 되면 머릿속에서 그 내용을 찾을 수 있도록 역사를 정리해서 보관한다면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한 번 정리를 끝낸 다음에는 훨씬 편해집니다. 새로운 내용을 찾더라도 역사라는 이야기 속에 문장 하나를 더 추가한다는 생각으로 위치를 찾아서 집어넣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 방법이 암기보다 더 편리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세계사는 수능 당일 새로운 문제를 봐도 당황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문 속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머릿속의 내용과 대조해서 알맞은 답을 찾아야 합니다. 정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실마리를 잡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세계사를 응시하려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준혁 생글 13기, 고려대 경제학과 2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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