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열풍은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부터 조명할 수 있다. 물론 ‘서태지와 아이들’과 시대를 함께했던 1990년대 세대 같은 경우는 서태지의 등장으로 K팝이 시작됐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 10년 전 최고 히트곡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정수라 2집의 타이틀 곡이었던 ‘아! 대한민국’이 대표하듯 한국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기 10년 전만 하더라도 건전 가요라 불리는 애국정신을 녹여낸 음악이 대세를 이뤘다. 국가 통제의 대중문화가 K팝의 출발점인 셈이다. 가깝게는 SM엔터테인먼트, JYP, YG의 계보로 정립된 K팝의 공식이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다.
한국에서 아이돌그룹의 음악들은 특정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후보들을 장기간에 걸쳐 훈련하고 신중하게 선별해 완성형 그룹으로 데뷔시킨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법한 이런 아이돌그룹의 공식은 흑인 음악의 본고장인 ‘모타운’의 성장 방식과 비슷하다.
K팝 그룹들은 멤버마다 타이틀이 붙는다. 또한 각자 위치가 있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의 RM은 리더이자 메인 래퍼이며 진은 서브 보컬이다. 각각의 멤버들이 하나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팀에서 일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나 아이돌은 사생활이 깨끗하고 겸손해야 한다는 점, 만들어질 때부터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한 전략적인 접근을 고려한다는 점 등으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한국 음악산업의 발전을 설명할 수 있다.
최유준 생글기자(세일고 2년) seilgo198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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