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력 구조조정 없다"…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재확인

입력 2020-11-20 11:56   수정 2020-11-20 18:14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하고, 중복 노선은 통·폐합 대신 시간대 조정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관광산업위원회 제22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는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을 안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우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노선 통·폐합이 아닌 시간대 조정 등의 중복 노선 합리화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노선 계획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회복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는 중복 노선 통·폐합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 사장은 "미국 시애틀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복으로 운항하는데 인수된다고 아시아나항공이 시애틀에서 나가는게 아니다"고 말했다.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는 통합 이후 인력 구조조정을 안 한다"며 "안 하도록 계약에도 넣었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노조가 오해를 풀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내 노조인 조종사노조·직원연대지부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열린조종사노조·노조 등 5개 노조는 고용 불안 가능성을 사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5개 노조는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노동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에 꾸준히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음을 약속하고 있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지난 18일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32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 자리에서 "(아시아나 통합 이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최대한 빨리 (양사 노조를) 만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양사의 통합을 통해 비용을 감축,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 우 사장은 초점을 맞췄다.

우 사장은 "화물이 굉장히 좋아 올해도 영업이익이 날 것"이라며 "화물 사업을 강화해 직원을 다 유지하며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코로나19 사태 여파를 고려하면 양사 직원의 휴직 상황은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 양사 국내 직원의 70%가량은 휴직 중이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각각 유급 휴업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회복 전까지는 (인수 이후에도) 휴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사 조직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우 사장은 "실사 조직을 구성했고, 실사를 바로 진행할 것"이라며 "우선 서류로 실사를 한 후 필요하면 현장에서 대면 인터뷰나 현장 실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도 실사 과정에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고 나선 '3자 주주연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특히 3자 연합의 주축인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는 산업은행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우 사장은 "법원에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줄 것이고 적절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3자연합 이슈보다는 계열사 통합과 시너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광산업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 사장은 이날 관광산업위원회에서 "항공·호텔·여행·컨벤션 등 관광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국내 산업생태계에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업계 회복과 종사자 보호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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