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part.4] 강스템바이오텍, 제대혈 줄기세포 대량배양 원천기술로 자가면역질환 정복한다

입력 2020-12-18 09:38   수정 2021-07-11 13:29

<p> ≪이 기사는 12월 18일(09:38)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매체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우리 몸 곳곳에는 줄기세포가 조금씩 숨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추출할 수 있는 영역은 제한적이다. 골수, 혈액, 지방, 신경, 제대혈 등이다. 이 중 강스템바이오텍이 선택한 영역은 제대혈이다. 제대혈은 엄마와 아이를 이어주는 탯줄 안에 들어 있는 소량의 혈액이다. 다른 곳에 비해 부피당 줄기세포의 양이 적고 분리가 어려워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선호하는 영역은 아니다.

제대혈 줄기세포, 면역거부반응 없어 치료제 출시 용이해

강스템바이오텍은 제대혈에서 성체 줄기세포를 분리해내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평균적으로 제대혈 10개 중 1~2개에서만 줄기세포를 분리해낼 수 있지만, 강스템바이오텍의 기술로는 평균 8개에서 분리한다.

제대혈 줄기세포는 지방이나 골수 유래 줄기세포에 비해 배양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강스템바이오텍은 줄기세포가 살기 쉬운 생체모사 환경과 제대혈만 선택적으로 자라게 하는 인자를 포함한 배양액을 개발했다. 이 원천기술은 유럽, 중국, 일본, 호주에 이어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치며 제대혈 줄기세포에 도전한 이유는 가장 태초의 세포이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혈액이 생성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가장 어린 줄기세포인 만큼 분비되는 유효인자들의 효과가 뛰어나다.

또 다른 이유는 제대혈 줄기세포가 면역학적인 특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공여자의 혈액이나 장기를 수여자에게 이식하면 면역세포가 ‘남’으로 인식해 공격이 시작된다. 이식거부반응이다. 대다수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자기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는 ‘자가 유래 줄기세포’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반해 제대혈 줄기세포는 이식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강스템바이오텍 설립자인 강경선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제대혈 줄기세포에 ‘면역 사령관’이 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산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아기는 ‘남’이기 때문에 당연히 면역반응이 일어나야 한다”며 “하지만 대다수의 산모에게서 그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데에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2013년 제대혈 줄기세포에서 면역 사령관 역할을 하는 물질이 ‘NOD2’라는사실을 밝혀 국제학술지 <위장학저널>에 발표했다. NOD2는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로 박테리아 등을 인지해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NOD2는 대표적인 성체 줄기세포인 골수 줄기세포에서는 아예 발현되지 않는다. 여러 줄기세포 중 제대혈 줄기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특이적인 수용체로, 면역 특권의 핵심 이유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대혈 줄기세포에 특이적으로 많은 NOD2는 ‘PEG2’ 등 여러 면역조절인자를 많이 만들어내고, 이는 항염증 인자를 대량으로 발현시킨다. 강 교수는 “면역거부반응도 일종의 염증반응으로, NOD2가 이를 막아준다”며 “제대혈 줄기세포는 이런 면역 특권 덕분에 동종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로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기성품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동일한 줄기세포로 세 개의 파이프라인 구축

NOD2의 또 다른 주요 기능은 자가면역반응을 막는 것이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3개의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아토피 치료제인 ‘퓨어스템-AD’,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퓨어스템-RA’, 크론병 치료제 ‘퓨어스템-CD’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용량과 용법의 차이만 있을 뿐 동일한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강 교수는 “아스피린이 해열·진통제로 주로 쓰이지만, 용량을 달리해 심근경색에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 중 가장 임상 속도가 빠른 파이프라인은 퓨어스템-AD다. 현재 국내 임상 3상 환자를 모집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퓨어스템-AD는 지난해 10월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약물효과가 저하된 이유를 기존 약물과 줄기세포와의 상호작용으로 보고 재임상을 추진 중이다. 이전까지 줄기세포는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임상 결과, 아토피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들이 줄기세포의 기능을 일부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지난 임상으로 그간 몰랐던 치료제로서 줄기세포의 새로운 성질을 알게됐다”며 “이번 임상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임상에서는 처음으로 동결제형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그간 살아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안정성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번 임상에서 약물의 유효성이 나타난다면 시판에는 더 유리하다. 살아 있는 세포의 경우 약 24시간만 지나도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동결제형은 보통 1년 이상 약효를 유지할 수 있다.

현재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후보물질인 ‘퓨어스템-RA’, 면역세포가 소화관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인 크론병 치료제 ‘퓨어스템-CD’는 기존 제형으로 각각 국내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근본적인 치료 가능한 줄기세포, 가격 경쟁력↑

퓨어스템 라인의 파이프라인 임상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상업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세 개의 자가면역질환 모두 세계적으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 치료효과가 뛰어난 치료제는 없다. 그만큼 제약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아토피 치료제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와 레제네론이 개발한 인터루킨 저해제 ‘듀피젠트’가 2018년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1년 투약 비용이 58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기존에 4000만 원에 달했던 약값이 14% 수준으로 낮아졌다. 강 교수는 “퓨어스템-AD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라는 점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대다수의 아토피 치료제는 꾸준히 맞아야 효과가 지속된다. 듀피젠트의 경우 2주에 1번씩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퓨어스템-AD는 체내에서 줄기세포가 지속해서 면역조절 효과 발휘하기 때문에 평생 한 번만 맞아도 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만큼 약값에 대한 부담도 적다. 또 강 교수는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자체 개발한 동결제형과 대량배양기술은 약가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애널 평가
비교적 빠르게 임상 진행되는 퓨어스템 라인의 파이프라인 주목
by 구자용 DB투자증권 연구원

퓨어스템-AD는 제조 공정을 개선하여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위한 임상 3상 개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는 임상 1·2a상을 진행중이며, 크론병 치료제와 건선 치료제는 임상 1상 완료 후 장기 추적관찰 중이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는 반복 투여 임상 1·2a상도 진행할 계획이며 임상 결과에 따라 효용성이 더 명확히 가려질 것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바이오인사이트> 매거진 12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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