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전용 84㎡ 전셋값 11억…인기 학군 '전세 전쟁'

입력 2020-11-22 16:43   수정 2020-11-23 01:56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울 양천구 목동 등 인기 학군 수요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빠르게 뛰고 있다. 전국 주요 학군지에 자녀 교육을 위해 발벗고 나선 맹모(孟母)들이 몰리고 있어서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 84㎡가 지난 12일 11억원에 전세계약을 마쳤다. 기존 최고가인 7억5000만원보다 가격이 3억5000만원 뛰어 11억원대에 진입했다. 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올초까지만 해도 전용 84㎡ 전셋값이 7억원대였는데 지금은 매물이 하나도 없고, 나와도 11억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정중·수내중에 배정받을 수 있는 수내동은 분당 이매동 등과 함께 일대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힌다. 이매동 이매촌 삼환아파트 전용 84㎡는 13일 7억5000만원에 새 세입자를 찾았다. 기존 최고가인 5억5000만원에 비해 전세보증금이 2억원 올랐다.

대표적 인기 학군지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도 전셋값이 고공행진 중이다. 대치동 은마 전용 76㎡는 지난달 31일 8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마쳤다. 대치동과 학군·학원가를 공유하는 도곡동도 전셋값 오름세가 가파르다.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59㎡는 지난달 30일 11억원 신고가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6월 10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8000만원 뛰었다.

양천구 목동 일대 학원가 역시 전셋값이 상승세다. 목동 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 전세 매물은 지난달 31일 7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올 상반기에는 4~5억원대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수요가 몰리면서 인기 학군 수요 지역 전세 매물도 씨가 말랐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목동의 전세 매물은 7월 10일 831건에서 이날 현재 128건으로 84.6% 줄었다.

목동 M공인 관계자는 “가격도 높지만 애초에 매물 자체가 워낙 귀하기 때문에 물건을 올리자마자 전화 문의가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 인기 학군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대전 최고 입지로 꼽히는 서구 둔산동 크로바 전용 114㎡ 전세는 이달 3일 8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지난달 거래된 전세 신고가와 같은 가격이다. 둔산동은 학원가가 몰려 있어 ‘대전의 대치동’으로 불린다. 대구도 학군 수요가 몰린 수성구를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수성구 범어동 범어STX칸 전용 111㎡ 전세 매물은 지난 1일 6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집값과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는 분당, 목동, 대치 등의 주요 단지는 전통적으로 맹모들의 수요가 쏠리는 지역”이라며 “앞으로 외고·자사고 등이 폐지되면 학군지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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