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에서는 굴지의 대기업에서 법무 경력을 쌓은 변호사들이 맹활약 중이다. 광장의 이병화 변호사(27기)는 한국3M 본부장 출신이다. 김·장·리 법률사무소,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쳐 한국3M 법무지원본부 본부장으로 10년가량 근무했다.
세종의 이창원 변호사(19기·한국씨티은행 법무본부 부행장)와 김현우 변호사(36기·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법무 총괄), 태평양의 강기중 변호사(18기·삼성전자 부사장) 성해경 변호사(33기·현대카드 법무실장), 화우의 박근배 변호사(35기·한화디펜스 준법지원팀장) 신상헌 변호사(외국·GE코리아 전무) 등이 로펌에서 활동 중인 대표적 사내변호사 출신들이다.
기업 법무팀 출신인 한 변호사는 “과거 사내변호사는 외부 로펌과 회사의 법무 업무를 조율하는 ‘코디네이터’로 여겨졌지만, 사내변호사만의 실무 경험이 축적되면서 이젠 기업체에서 경영진의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 외부(로펌)의 변호사가 할 수 없는 사내변호사 고유의 업무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업체 사내변호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변호사들도 늘고 있다. 무엇보다 로스쿨 도입으로 연간 배출되는 변호사가 1500명대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로스쿨 출신 중 20% 이상이 사내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법률서비스 시장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변호사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영업 걱정이 없는 사내변호사 자리에 지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변호사 개개인의 ‘커리어 플랜’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경쟁력 있는 변호사로 살아남기 위해선 업계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게 필수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큰 조직(기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과 실무 능력을 쌓기 위해 내부 경쟁이 심한 로펌에서 기업 법무팀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국내 변호사 3만여 명 가운데 사내변호사는 3500명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완근 한국사내변호사회 회장은 “기업에서는 법률 지식과 현장 경험을 함께 갖춘 변호사들을 선호하고, 변호사들은 ‘워라밸’(일과 개인 삶의 균형)과 사내 복지를 추구하는 경우가 늘면서 사내변호사 수가 늘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 처음 등장했던 사내변호사 직역이 이제는 법조인들의 주요 커리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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